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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성과금을 생산목표 미달로 50% 줄인 100%를 지급한데 따른 노사 갈등이 갈수록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차노조는 이에 반발, 잔업거부와 특근거부를 한데 이어 3일 시무식까지 폭력행위로 얼룩지게 했다. 시무식은 시작 후 10분 만에 전면 취소됐다. 노조는 새해 첫 공식 행사인 시무식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려 식장으로 이동하던 사장을 갑자기 덮쳐 끼고 있던 안경을 부러뜨리고 얼굴에 상처를 입혔다. 또 노조는 식이 진행된 이후에도 대강당 밖에서 문틈으로 소화기 분말을 뿌려대는 등 식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당시 식장에는 김동진 부회장이 신년사를 하고 있었고 윤 사장을 제외한 회사 주요 간부들이 모두 참석, 신년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노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행사가 열린 문화회관의 현관 유리문을 파손하는 등 폭력행위를 멈출 줄 몰랐다. 그런가 하면 일부 조합원은 시무식이 취소된 직후 사장실이 있는 울산공장 본관 1층 로비로 진입, 성과금을 지급하라며 농성을 벌이기까지 했다. 점거농성장에는 사측 관계자는 물론이고 취재진의 출입도 일체 허용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농성 조합원들은 본관 앞 사내 도로까지 승용차로 가로막는 등 그야말로 회사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어떻게 노사합의 내용에 따라 지급한 성과금을 두고 반발해 집단행동을 할 수 있는가. 이럴 바에 해마다 하는 노사 임금협상은 지금이라도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협의 사항을 이행하자고 합의를 했으면 의당 지켜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이를 빌미로 잔업거부 등 부분파업을 하고, 폭력행위까지 한다면 이는 법치국가의 국민이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현대차는 지금 전선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원화환율 인상에다 고유가, 고임금 등으로 지금까지 이룩한 경쟁력을 고스란히 빼앗길 처지에 놓여 있다. 이 같은 도전은 지난해 매출과 수출현장에서도 벌써 확인되고 있다. 동급 배기량 기준으로 일본 자동차 가격을 현대차가 추월하고 있는 양상이다. 어디 그 뿐인가. 중국의 도전은 상상을 초월할 속도로 우리 자동차산업을 압박해 들어오고 있다. 모두가 살얼음판이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신년사에서 전례 없던 톤으로 긴축경영을 선언하고 나선 것 역시 이런 위기감에 기초한 생존전략이다. 그런데도 노조만이 언제까지 생트집을 부릴 것인가. 회사가 살아야 노조도 있고, 생산목표를 달성해야 두둑한 임금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지금 이 땅에는 석· 박사 학위를 갖고도 최저 생계비마저 벌지 못하는 실업자가 넘쳐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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