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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립미술관 건립부지가 원도심을 떠날지, 머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최종 건립예정지였던 북정공원에 중부도서관을 연계한 부지마저 근본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부지협소는 해결된다 해도 건축물 높이제한, 주차난, 도로선형 변경에 뒤따르는 문제점 등은 풀리지 않는 매듭이다.

 이렇다보니 원도심 건립을 주장해 온 시민단체와 중구청의 미술관을 붙들려는 움직임도 절박해지고 있다. 중구 상인회 등 인근 주민들은 역사성 있는 부지에 건립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예를 들며, 문화재가 발견됐다고 왜 미술관을 못 짓느냐는 논리를 펴고 있다. 서울관 부지는 과거 소격서, 종친부, 규장각, 사간원 등이 위치한 자리였으나 미술관이 들어서 미술관에 역사성과 특별한 장소성을 부여했단 것이다. 이들은 이곳 방문도 계획중이다. 중구청은 애초 부지 건립이 어렵다고 보고, 원도심 내 다른 장소들을 물색해 시에 검토를 요청했다. 그러나 시는 이들 안 역시 상업지역이라 부지매입비가 너무 드는 등 건립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했다. 그런 가운데 혁신도시, 태화강대공원 등 대안도 떠올랐다. 특히 하천부지인 태화강대공원 인근보단 혁신도시가 물망에 오른다.

 시가 어떤 곳을 최종 후보지로 결정할지 궁금하지만, 시민 입장에선 어쨌든 그 결정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다만 좋은 의견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한 번 지어지면 옮길 수도, 다시 지을 수도 없는 건축물 특성상 필요하다. 이제와서 재검토 사태에 이른 이유 역시 2012년 부지 선정 당시 많은 이들의 의견을 폭넓게,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정에 고심중인 시 역시 역발상으로 이번 논의를 미술관에 대한 시민 관심과 애정을 높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사실 그동안 미술관은 일반 시민 관심 밖에 있었다. 울발연 설문조사(2013)에서도 미술관 건립지나 시기에 대해 잘 아는 시민은 2.3%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논의를 통해 우리와 후손들의 삶을 변화시킬 미술관에 대한 관심은 물론, 제4의 예술이라 불리는 건축에 대한 시민 관심도 높일 수 있다.더 많은 사람이 머리를 맞댈수록, 하나의 물음표와 비판의 목소리가 더 나은 해답을 이끌어 낼 수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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