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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울산대교를 개통한 울산시가 사업자 제시액보다 통행료를 낮춘 결과 개통 첫 해 40억 원의 부담을 떠안게 될 처지에 놓였다.

 시는 대교 이용량이 늘어날수록 재정부담이 커지고 이에따른 요금인상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되자 사업자와의 계약 관계를 원점에서 재조정하는 '사업 재구조화'에 착수했다.

 23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6월 11일 울산대교 유료 개통 이후 이달 22일까지 일일 평균 3만8,835대가 대교를 이용했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시는 내년 5월 31일까지 1년간 총 4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개통을 앞두고 통행료를 사업시행자가 제시했던 요금보다 최소 300원에서 최대 900원까지 낮추면서 차액을 지불키로 했기 때문이다.

 대교 통행료는 염포산 터널구간(아산로~동구) 500원, 울산대교구간(대교~예전IC) 1,000원, 대교 전구간(남구~대교~동구) 1,500원이다.
 사업시행자인 울산하버브릿지가 제시했던 통행료는 소형차 기준 염포산 터널 800원, 울산대교 1,300원, 전 구간 1,900원이었다.

 하버브릿지는 일일 5만4,388대가 대교를 이용한다고 예상했을 때 당시 제시한 통행료를 30년간 유지할 경우 연간 308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투자비를 모두 회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었다.

 당초 예상했던 통행량이 적중했다면 시가 부담해야할 비용은 연간 78억원까지 올라가게 된다.
 대교 이용률이 증가할 수록 출혈이 심화되고 결국 통행료 인상이 불가피해지는 구조인 것이다.

 시는 이에 요금인상 요인을 억제하기 위해 하버브릿지와 계약관계를 원점에서 다시 조정하기로 했다.
 우선 사업시행자의 수익률을 낮춰 시가 보전해야할 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현재 하버브릿지는 매출의 6.03%를 가져가고 있다.

 시는 대신 자금재조달로 시행자의 리스크를 낮춰 손실을 줄여주기로 했다. 이는 시행자가 금리가 낮은 신규 대주단에서 자금을 차입한 후 금리가 높은 기존 대주단의 대출금을 상환해 차익을 얻게 하는 방안이다.

 하버브릿지가 13개 대주단으로부터 빌린 총 차입금은 2,544억원이다. 이 중 삼성화재해상보험 등 8개 보험사에 갚아야할 차입금은 1,227억원으로 이율은 6.3%다. 또 나머지 1,277억원은 국민은행 등 6개사로부터 빌렸고 이율은 기준금리(1.75%)+3%다.

 하버브릿지는 새로운 대주단을 물색했고, 현재 이율을 놓고 협의를 벌이고 있다.
 시는 여기다 법인세도 줄여 시행자의 부담을 또 한차례 낮춰준다는 계획이다.

 아예 주주를 교체해 자금 운영의 묘를 살리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하버브릿지는 현대건설·한화건설·이수건설·쌍용건설·롯데건설·한진중공업·케이알산업·태성건설·삼웅건설 등 9개의 건설사로 구성됐다. 대교를 준공한 하버브릿지는 운영의 경우 재무투자가 맡은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 은행권을 상대로 한 매각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재구조화는 요금인상을 물가인상분 이하로 억제하고, 시행자 적자도 최소화하기 위한 복안"이라며 "시행자의 적자는 향후 흑자로 전환된 후 발생한 시의 수익에서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별도의 현금을 지출하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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