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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의 경관이 뛰어난 산으로 우리나라 최초(1970년)로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오산. 사진은 공영주차장에서 바라본 금오산 경관.

금오산은 주봉인 현월봉(懸月峯)과 약사봉(藥師峰)을 비롯해 고려시대에 축성된 길이 2㎞의 금오산성이 있다. 산 정상은 비교적 평탄하고 산세가 높고 기이하며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루고 계곡이 잘 발달돼 있다. 또한 주변의 경관이 뛰어난 산으로 우리나라 최초(1970년)로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해운사, 약사암, 금강사, 법성사 등의 고찰과 고려 말 충신 야은 길재(吉再)를 추모하기 위해 지은 채미정(採薇亭)과 신라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수도하던 깎아지르는 듯한 벼랑 끝에 자리한 도선굴을 비롯해 대혜폭포, 세류폭포가 있다.

# 금오산 공영주차장에서 산행 시작
단풍이 불타는 만추(晩秋)의 가을도 낙엽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저물어간다. 가는 가을을 못내 아쉬워하며, 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한 번 쯤 산에 오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이번 산행은 우리나라 최초로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구미 금오산(金烏山)을 찾았다. 금오산 공영주차장 바로 위에 금오산 공원 광장이 있고, 그 위로 주봉인 현월봉(懸月峯)을 중심으로 좌우로 길게 늘어져 있다.
 도립공원 주차장에서 오른쪽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가 곱게 잘 단장돼 있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따라 올라간다. 조금 뒤 길 오른쪽으로 채미정(採薇亭)이라는 정자를 만난다.
 

산행 곳곳 해운사·약사암 등 고찰 자리
벼랑끝 자리한 기이한 천연동굴 도선굴 
28m 높이 대혜폭포 산객들 발길 붙잡아



▲ 채미정 정자.
 채미정은 고려가 망하자 두 왕조를 섬길 수 없다 하며 선산(善山)에 은거하고 절의를 지킨 길재(吉再)의 충절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영조 44년에 건립한 정자다. 또한 채미정은 멀리 바라보이는 금오산과 채미정 전면의 맑은 계류와 수목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경관이 뛰어난 명승지로 알려져 있다.
 채미정을 지나 약 300여m 정도 오르다보면 본격적인 산행들머리가 시작되는 관리소 부근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산행안내도도 있고 오른쪽으로 제 2주차장도 있다. 산행안내도에는 1구간을 제외한 ② ③ ④ 구간은 매년 11월1일부터 익년 5월 31일까지는 입산통제를 알리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곳에서 대혜포를 거쳐서 정상에 오르려면(4km) 1시간 40여분 걸린다. 다리를 건너고 5분정도 오르다 보면 나무계단 옆으로 커다란 돌탑들도 보이고 조금 뒤 금오산 케이블카가 있는 탑승구 부근에 도착한다.

# 15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케이블카
금오산 케이블카는 총길이 805m로 금오산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대혜교 위 50m지점에서 해운사(卍)옆 까지 운행되는데 7분 30초 정도 걸리고 1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머리 위에서 케이블카가 지나가고 금오산 정상 현월봉-3.3km, 폭포-1.2km를 알리는 이정표도 보인다. 금오산성의 북문인 대혜문을 지난다. 대혜문 주변은 아직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저물어가는 가을을 못내 아쉬워서인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케이블카 상부역 옆 해운사(海雲寺)을 지나 대혜폭포로 항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 해운사 대웅전.
 해운사는 금오산(金烏山)에 자리잡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본사 직지사의 말사다. 신라 말기에 도선(道詵 827∼898년)이 창건했으며, 창건 당시에는 대혈사(大穴寺)라고 했다.
 고려 말에 성리학자였던 야은(冶隱) 길재(吉再:1353∼1419년)가 이 절과 도선굴(道詵窟)에 은거하며 도학(道學)을 익혔다고 한다. 1592년(조선 선조 25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나 폐사됐다. 이후 오랫동안 폐사지로 남아 있다가 1925년 철하스님이 복원했는데, 이 때 절 이름을 해운암(海雲庵)이라고 바꾸었다. 1956년 대웅전을 신축했으며, 이후 꾸준히 불사를 진행하면서 다시 절 이름을 해운사로 바꾸었다. 요사채 왼쪽으로 약 300m 지점에 있는 바위에는 고려시대에 조성한 높이 5.5m의 금오산 마애보살입상(보물 제490호)이 조각돼 있다.
 약사암과 요사채를 둘러본 뒤 대혜폭포로 발길을 옮긴다.
 대혜폭포는 금오산 해발 약 400m 지점에 있는 폭포로 높이는 28m에 달한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소리가 금오산을 울린다 해 명금폭포(鳴金瀑布)라고도 불린다. 산행 경험이 별로 없는 산객들도 이곳 대혜폭포와 도선굴을 보려 쉬엄쉬엄 올라오기도 하는데, 그 경관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 대혜폭포.
 대혜폭포에서 오른쪽 절벽 아래로 위태로운 벼랑길을 따라 가면 신라 말 풍수의 대가인 도선선사가 수행했다고 알려진 천연동굴인 도선굴이 있다. 시간이 허락하면 도선굴을 빼놓지 않고 다녀오기를 권한다.
 도선굴은 신라 말 풍수의 대가인 도선선사가 수행하며 풍수지리를 연마 수련한 곳으로 많이 알려진 천연동굴이다. 또한 고려 충신 야은 길재 선생이 대혈사(지금 해운사)와 이 굴 아래를 소요하며 도학에 전념하기도 했으며, 임진왜란 때에는 인근 주민 100여명 난을 피해 암벽 틈에 기어오르는 칡덩굴을 부여잡고 이 굴에 들어와 폭포 물을 긴 막대로 받아먹으며 피난했다고도 한다.
 도선 굴로 가는 길은 험한 바위 사이를 타고 오르는 가파른 길이다. 길 주변 낭떠러지는 철장을 박아 통로를 만들어 별 어려움 없이 올라갈 수 있다. 굴속은 촛불이 켜져 있어 아직도 기도하는 장소로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할딱고개에서 잠깐의 휴식
대혜폭포를 지나면 나무로 만든 데크 계단길이 이어진다. 약간의 가파른 나무계단 400여 계단을 밟고 오르면 할딱고개에 도착된다.
 이곳에서 잠시휴식을 취하면서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구미시가지의 아름다운 경치에 빠져보기도 한다. 할딱고개를 지나면 산길은 점점높이를 더해가고 가파른 산길은 30여분간 지속된다. 계단을 타기도 하고 때론 너덜 길을 걸으면서 한참을 오르다보면 철탑이 서있는 능선 길에 올라서게 된다.


▲ 도선굴.
 이곳에서 오른쪽은 칼다봉이 있는 능선길로 이어지는 등산로이고, 왼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을 따른다.(하산시 칼다봉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주차장 입구에서 조금 올라오는 채미정으로 내려가는 등로임)
 능선을 지나면 약간의 편한 산길이 이어지고 조금 뒤 산성의 형태가 남아있는 금오산성(북문)의 관문을 지난다. 금오산성은 자연환경을 그대로 이용해 험준한 금오산의 정상부와 계곡을 따라 내성과 외성 2중으로 돌로 쌓아 만든 산성이다.
 험한 절벽에는 따로 성벽을 쌓지 않았고 고려시대 이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옛 성터다. 고려 말에 선산, 안동, 개령, 성주 백성들이 왜구를 피해 이곳에 들어와 성을 지켰으며, 이곳에 군량과 무기를 비축해 두었던 군창을 두었다고 적혀 있다. 
 다음주에 계속
 산악인·중앙농협 정동지점장
 
▶ 산행코스
금오산 공영주차장(1) → 공영주차장(2) → (하부)케이블카승강장  → 해운사 → 대혜폭포 → 할딱고개 → 마애석불 갈림길 → 오형돌탑 → 금오산 현월봉 → 헬기장 → 약사암 → 마애보살입상 → 오형돌탑 → 할딱고개 → 대혜폭포 → (상부)케이블카 → 대혜교(다리) → 채미정 → 금오산 공영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4시간30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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