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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하지 마라" 어린시설부터 부모님을 비롯해 선생님, 그리고 사회의 수많은 선배들에게 들었던 말이다.
 거짓말의 뜻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 대어 말을 함. 또는 그런 말'이다.

 지난 16일 울산 남구 부곡동 이수화학 울산공장에서 1t가량의 불산 혼합물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건 발생 당일 이수화학은 브리핑을 열었다. 사고 경위를 설명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이수화학의 발표는 뻔뻔한 거짓말로 드러났다.
 불산 누출이 최초 신고(16일 0시 47분) 2분 전(16일 0시 45분)이라는 발표와는 달리 6시간 전인 15일 오후 6시 30분께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사고는 화학물질 반응탱크의 배관에 연결된 드레인밸브(배수밸브) 상부 용접부에 바늘구멍 크기의 틈(크랙)이 생기면서 발생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수화학은 사내 비상대응 매뉴얼은 무시한 채 자체적으로 수습하려다 사고를 키웠다. 드레인밸브 설비에 임시 배관을 설치하다 충격으로 틈이 2cm로 벌어져 불산 대량이 대량 유출됐다.

 하지만 이수화학은 이 같은 사실은 발표에서 제외했다. 설비당 수천개에 달하는 드레인밸브 관리에 대한 어려움만 토로했을 뿐이다.
 이수화학의 거짓말은 지난해 2월 불산혼합물 누출 사고 후 100억 원을 들여 설비 교체작업을 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울산시민의 '신뢰'도 잃었다. "거짓말 하지 마라"는 충고 속에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신뢰는 잃지 말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경찰이 이수화학 공장장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한 다음날인 지난 27일 이수화학은 '무사고 사업장으로 거듭나겠다'는 내용으로 지역신문에 사과문을 냈다. 하지만 그들의 사과문에는 사고 당일 고개 숙이던 이수화학의 모습이 겹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는 말이 있다. 하지만 거짓말은 사람까지 미워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수화학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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