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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희망을 잃은 삶은 세상이라는 거대한 감옥안에 사는 것과 같다. 주어진 인생은 유한하고 삶은 우리가 바라는 것만큼 그다지 길지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꿈을 잃지 않기 위해 희망한다.
 끝없이 갈망하는 것이다. 마치 세상이라는 거대한 감옥 속에서도 늘 바깥 세상을 동경하는 수감인들처럼 말이다.
 울산 중구 J 아트홀에서 27일까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뮤지컬 'PRISON'(감옥)을 보면 우리 일상의 갇혀진 공간안에서도 희망을 통해 재충전 할 수있다.

 뮤지컬 프리즌은 1980년에서 1990년까지 전세계에 이름을 날렸던 헤비 메탈그룹인 Guns & Roses의 실화를 다루고 있어서 더 흥미롭다.
 락 밴드의 꿈을 안고 혹독한 연습을 하던 네 명의 어리숙한 청년들이 사기를 당하게 되고 그 사기당한 돈을 갚기 위해 은행을 털게 된다.
 하지만 역시나 사전 준비가 없는 어리버리한 계획으로 경찰에 붙잡히게 되고 감옥에 수감되는 신세가 되고 만다. 하지만 이들은 붙잡히기 전에 훔친 돈을 은행 지하에 숨겨 놓은뒤 수감되지만 탈옥 뒤 찾아간 은행은 나이트 클럽이 돼있다.
 나이트 클럽에 취직해서 밤마다 땅 아래를 파 보지만 돈을 숨긴 지하 구덩이는 오리무중이다.
 그러던 중에도 이들은 앨범을 발표하고 노래에 대한 꿈의 노력은 계속된다. 결국 인터넷 챠트의 정상에 오르게 되고 공소시효마저 끝나게 돼 자유인이 된다.
 실화를 다루고 있어서 진정성은 와닿지만 내용은 진부하고 가당찮고 우스꽝스런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관객들은 손뼉을 치며 함께 즐거워했다.
 왜냐하면 하류 인생이었지만 끝내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한 젊은 친구들의 인생 역전을 축하하는 박수가 뜨겁게 울려 퍼진 공연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J아트홀의 허은녕 관장이 발로 뛰는 수고로 중구 지역의 주변상권들로부터 협찬을 받아 헤어 샵에서 무료로 퍼머를 할 수 있는 상품권과 무료 커피 시식권과 바디 크림과 셋트 휴지에 이르기까지 극중 퀴즈로 선물을 받는 풍경은 또 하나의 흐뭇한 볼거리였다.
 2015년의 달력도 이제 달랑 한 장 남은 연말 연시다. 다니는 직장에서는 결산 등으로 더욱 분주한 나머지 스트레스를 받는 일들도 많을 때다. 이럴때는 울산 중구에 위치한 J 아트홀을 찾길 바란다.
 매달 변함없이 늘 뮤지컬과 양질의 연극 공연들이 펼쳐진다. 울산 지역에 소극장이 중구 지역을 중심으로 늘어 간다는 것은 참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약 30여년전 울산에서 첫 연극 공연을 연습해 올릴때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중구 옥교동의 어느 예식장을 빌려 공연했었다.
 울산광역시에서 만든 지금의 문화예술회관도 없었던 시절였다.
 한 도시의 문화 수준을 알려면 그 도시의 공연을 위한 문화 예술 극장이 얼마나 있는지를 파악하면 알 수있다.
 경제 대도시인 울산이지만 극장이나 문화 공연장의 인프라 구성이 미흡하다면 여전히 질적으로 미약한 도시다. 잘 먹고 많이 벌고 세금 많이 내는 도시가 최고는 아니다.
 꿈과 희망이 없이 정신적으로 황패해져 가는 도시는 죽은 도시며 문화적인 향유의 기회가 적은 자유롭지 않은 감옥 속의 도시와 같다.

 이런 현실에 지역 금융업계 한 곳이 울산 시민들을 위해 중구에 상설 극장인 J아트홀이라는 극장을 지었다.
 관람객이 적고 열악한 울산 연극 공연장의 현실에 용기있는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이라 할 수있다.
 필자도 이곳에 두 번 공연을 관람했지만 극장 시설이 손색이 없을만큼 정성들여 만들었다. 예식장 무대를 빌려 초라하게 공연하던 필자의 오래전 무대와는 비교를 할 수없기에 더욱 감개 무량했다.
 공연 관람을 끝내고 귀가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 가족에게 살짝 이번 공연 소감을 물으니 "집과 가까운 지역에 소극장이 생겨 너무 반갑다며 가족 모두가 함께 와서 실컷 웃으며 보낸 즐거운 한 때였다"고 했다.
 울산지역 문화 예술의 수준을 더 높이는 원동력은 결국 관객들인 울산 시민의 몫이다. 관심을 더 많이 가져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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