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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남구 을

오랜 시장 직무를 마치고 국회라는 장으로 대전환 한지도 어언 1년을 훌쩍 넘었다. 필자에게 더 일할 기회를 주신 시민들께 늘 감사드리면서 그간 공부도 많이 했고 사람도 많이 만났고 문제도 많이 풀었던 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다.

# 당정 혼연일체 국비 2조3천억 확보
국회의원 1년 여를 보내면서 필자가 내린 결론은 '국회는 참으로 많은 모순이 존재하는 곳이고, 국회의원 역시 원천적인 모순을 안고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정부에 대해 입만 열면 '재정건전성 지켜라, 부채 줄여라' 고래고래 주장하면서도 내 지역구엔 예산 더 달라, 새로운 사업 하게 해달라고 정부를 못 살게 한다.

 여야 누구나 큰 틀에서 당연히 경제가 잘 돼야 된다고 걱정하면서도 각론에 가서 법률안이나 정책안을 심의할 때 자기 지역이나 관련 이익단체의 이해관계 벽을 넘지 못한다. 이런 행태는 수없이 많이 나타난다. 그러니까 총론에는 모든 의원들이 공감하면서도 각론에 가면 그 해법이 너무나 왜곡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국회의원은 전적으로 국정을 위해 일하는 선량이면서도, 다른 한 편 특정지역을 대변하지 않을 수 없는 이중적 지위에서 생기는 문제인 것 같다. 아무튼 국회라는 곳은 모든 국정이 교차하는 중요한 곳이면서도 이 세상 모든 모순들이 뭉쳐있는 곳이다. 선뜻 수용하기도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부정할 수도 없는 곳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국회를 극복하지 못하면 나라의 미래가 없다는 데에 있다.

 2015 을미년을 마무리하면서 몇 가지 정리해 본다.
 △예산 확보= 특히 올해에는 울산을 대표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 울산 최초로 국비 예산 2조 3,000억 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것은 물론 당정협의를 통해 지역 정치권과 울산시가 혼연일체가 돼 노력한 결과이다. 예산편성 단계에서부터 재정당국을 설득하는데 공을 들인 결과, 정부안에 이미 2조 원 이상을 반영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어 국회 심의과정에서는 정부안에 대한 증액과 신규 반영은 물론, SOC 감액을 주장하는 야당에 맞서 감액을 막아냈다. 막바지 단계에서는 지역 정치권과 울산시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밤을 새워가며 합동작업을 한 결과 1,200억 원 이상이 증액됐다. 필자는 기획재정위원이자 경제재정소위 위원을 겸임하다 보니 예산당국은 예산편성단계에서부터 심의과정 내내 시종일관 협조적인 자세로 임해줬다.

# 지지부진 지역현안 잇따라 물꼬
△지역현안= 무엇보다 지역에는 올 한해 겹경사가 있었다. 수년간 고배를 마셨던 사업들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 지난 2011년과 2012년에 이미 시급성과 국고지원 요건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던 울산항 배후도로 건설사업이 이달 초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선정돼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단초를 마련했는가 하면, 역시 지난 두번의 공모에서 탈락했던 선암동이 국토교통부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룩했다. 울산항 배후도로는 울산대교 개통과 울산신항, 그리고 오일허브 구축에 기반시설로, 선암동은 생활기반시설 확충과 정주여건이 크게 개선돼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선정하는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 프로젝트 대상지에 우리 장생포마을이 선정돼 오는 2018년까지 집 수리, 인프라정비 및 확충, 일자리와 복지사업 등 생활여건 개조사업이 대대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공모사업의 특성상 다른 지역과 경합해야 하기 때문에 치밀한 사전계획과 지자체와의 협조는 물론 중앙부처와 실무를 담당하는 공기업 등 모든 인맥을 동원해야 한다. 특히 장생포마을과 선암지구는 도심지역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돌아보면 아쉬움도 많았다. 특히 국회 선진화법은 국회의 완벽한 식물화법이다. 다수결 원리는커녕 만장일치법이다. 야당 1명의 국회의원이 마음 먹고 막으면 그 어떤 법안이나 정책도 정지된다. 이 법으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가 수많은 기회를 잃어가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경제활성화법, 노동개혁법, 테러방지법 등 우리나라 국운이 걸려있는 많은 법들이 제대로 심의조차 못 해본채 표류하고 있다. 참으로 기가 막힌다. 국회 선진화법은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 필자는 향후 이 법 개정에 모든 힘을 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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