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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의 장수 아나운서 리춘희(72)씨가 수년만에 브라운관에 등장했다. 6일 조선중앙TV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 사실을 발표하면서다. 60대 후반까지 조선중앙TV의 간판 아나운서로 일해 '김정일의 입'이라고도 불렸던 리씨는 김정일 사망 이후 한동안 방송에 등장하지 않다가 수년간의 공백을 깨고 6일 4차 핵실험 발표를 알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리씨는 이날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주체105 2016년 1월 6일 10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핵실험 사실을 발표했다. 1943년생인 리씨는 강원도 통천 출신으로 평양연극영화대에서 공부한 후 71년부터 조선중앙TV의 아나운서로 일했다. 카랑카랑한 특유의 발성과 단호한 어조 덕분에 '기백이 있는 목소리'라는 평가를 받았고 인민방송원, 노력영웅이라는 칭호를 듣기도 했다. 북한이 핵실험 발표를 고령의 리춘희에게 맡긴 것은 이번 실험이 역사적 의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다루며 "북한의 전통복장을 한 리춘희의 말투는 울림이 있었고 힘찼다. 얼굴에는 자부심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또 "노장이 다시 나온 것은 그의 기세가 중대한 사건을 발표하기에 적절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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