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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강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상배 전문의가 소아 복통을 호소하는 아동을 진찰하고 있다.

어린 자녀가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는 흔하다. 하지만 이 같은 증상이 1개월 이상 반복되거나 지속되면 부모들은 불안해 한다. 4살과 6살 난 남자아이를 키우는 A(37)씨는 최근 첫째 아이가 "배가 아프다"는 말을 자주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병원을 찾은 결과 아이는 소아 만성 반복성 복통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과민성 또는 신경성으로 인한 복통으로 확인돼 한숨을 돌렸다. 흔히 아이들의 복통 호소를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한 꾀병으로 생각하기 쉽다. 가끔 증상을 호소하고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병원에 가기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반복성 배앓이'는 꾀병이 아닌 경우가 상당수인 만큼 부모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동강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상배 전문의로부터 소아 만성 반복성 복통의 원인 및 진단 그리고 치료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발생 어린이 중 10%만 뚜렷한 원인 판정
대부분 스트레스 등 정서적 원인으로 아파
일상생활 어려움 느끼지 않도록 배려 중요

# 3개월에 3회 이상 반복
보통 어린이에게서 반복적으로 보이는 만성 복통은 성인의 복통과 마찬가지로 기질적인 원인과 기능적인 원인 등 두 가지에 의해서 발생한다.
 만성 반복성 복통은 3개월에 3회 이상 반복적으로 발생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증상이다.
 주로 만 4세에서 16세 사이의 아이에게서 흔히 나타나며, 여아가 남아에 비해 1.5배 정도 많고 전체 소아의 약 10~15%, 즉 10명 중 1명이 고통 받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중 5~10%만이 기질적 원인으로 인한 복통이며, 나머지 90~95%는 심각한 원인없이 장의 예민함 등의 기능적 원인에 의한 복통이다.


 기능적 원인으로 인한 복통이라도 경우에 따라서 증상이 꽤 심하게 나타나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아이들이 복통을 호소하는 위치는 주로 배꼽주위다.
 배꼽주변에서 복통이 발생하는 기능성 복통은 주로 위장관 운동기능의 장애나 작은 자극에 의해서도 통증이 유발되는 과민성 또는 신경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반면 보통 체질적이거나 마음의 병으로 인한 기능성 복통과 달리 기질적인 요소로 인한 복통을 의심해보아야 하는 경우도 존재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기질적인 원인이 내제된 경우는 △밤에 자다가 깨어나 복통을 느낄 정도로 수면장애를 초래할 경우 △잦은 구토나 설사를 동반할 때 △복통을 느낄 때 식은땀을 흘리거나 창백해지면서 활동이 급격히 떨어질 때 △최근 식욕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체중 감소 △배의 특정부위가 항상 아플 때 △이유를 모르는 빈혈이 보이거나, 항문 주변에 농양이 생길 때 등의 증상이 보일 때는 즉시 전문의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전문의는 "일반적으로 기능적인 요인으로 인한 복통은 대부분 정서 안정 등을 취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기질적인 요인으로 인한 증상이 발견되면 그 즉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만성 복통의 종류
만성 반복성 복통은 크게 고립성 발작성 복통과 소화불량성 반복성 복통, 배변 장애성 반복성 복통 등 3가지 군으로 나누어진다.
 고립성 발작성 복통은 주로 배꼽 주위나 명치 부위에 나타나며, 보통 1시간 이내에 통증이 멈춘다. 보통 두통이나 오심, 현기증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아이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이 전문의는 "고립성 발작성 복통은 일반적으로 엄마가 동생을 출산한다던지, 과도한 공부, 친구와의 다툼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만약 우유 섭취 후 복통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유당이 들어있는 음식을 식단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으며, 적당량의 옥수수 등의 고섬유질 식이법은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소화불량성 반복성 복통은 주로 명치 부위나 상복부가 아픈 경우를 말하는데, 나이가 어린 소아 역시 배꼽 주위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향이 대부분이다. 구토가 흔하고 식후에 통증이 있어 위식도 역류가 발생할 수 있고, 헬리코 박터 감염 시와 증상이 비슷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경우다.
 마지막으로 배변 장애성 반복성 복통은 사춘기 환아에게 흔히 발생하는데 성인의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비슷하다.
 주로 간헐적이고 집중적인 복통이 나타나지만 배변과 함께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복부 팽만이 흔히 보이고 배변 형태가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보이는 등 불규칙한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 검사와 치료
만성 복통이 의심되면 먼저 기초 혈액 검사, 소변 검사, 대변 검사 및 세균 배양 검사 등을 시행하고, 복부 X 선 검사, 초음파 감사도 병행할 수 있다.
 특히 기질적인 요인이 의심된다면 바륨관장 조영술 및 대장 통과기간 검사와 상부 또는 하부 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이 전문의는 "부모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기능성 복통인지, 기질적 복통인지 구분하는 것으로 아이가 복통을 호소하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능성 복통은 아이의 스트레스를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다. 증상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투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당이 제거되거나 과당이 조절된 식이 요법 등의 복합적인 치료도 더불어 진행, 대부분의 아이들은 치료 후 1년 안에 호전을 보인다.


 하지만 기질적 요인이 아닌 기능적 요인으로 인한 복통은 보통 특별한 치료가 필요치 않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서 병력 청취, 진찰 및 검사를 통해 기능성 복통으로 진단을 받게 되면 먼저 아이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있는지 살펴본 후 이를 제거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 전문의는 "복통 대부분은 스트레스 등에 의한 정서적 원인과 관계가 있다. 아이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복통 자체를 치료하는 것보다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이가 꾀병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과 통상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시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부터 치료가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정리=이동욱기자 usldu@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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