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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지역 문화예술계에도 여러 변화들이 속속 보이고 있다. 변화, 혁신, 창조…. 이런 것을 꼭 좋다고 보진 않는다. 새 것은 항상 헌 것을 버릴 때 얻어지고, 헌 것의 가치를 쓸모 없는 것인양 치부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오랜 시간 한결 같아 고인 물이 됐거나, 편안함에 안주해 새로운 노력엔 게을렀던 것들이 긍정적으로 바뀐다면 그건 참 반가운 일이다. 특히나 새로운 사고와 표현 없인 의미가 빛바래고 마는 문화예술의 세계에선 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문화재단 설립과 울산문화예술회관 조직의 변화는 지역 문예계의 뜨는 해와 지는 해를 가늠케 한다. 특히 지역 문예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울산시 문화행정이 순환보직 관료체제에서 민간 전문가(재단)로 넘어간단 사실은 정말 특기할 만한 일이다. 20년간 지역 문예계의 산실이었던 회관이 올해부터 전문가 비율을 소폭 높인 것 역시 주요 변화다.

 그러나 아쉬운건 이런 변화가 너무 소극적이란 점이다. 타시도가 다 하니까 마지못해 한다는 식이다. 16개시도 중 끄트머리에서 재단설립을 확정한다고 밝힌 울산은 공개적으로 진행상황을 알리거나 의견수렴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회관 직제개편도 마찬가지다. 울산광역시의 대표 문예기관이 그동안 공연 기획인력이 겨우 1명, 전시기획도 단 2명, 홍보마케팅팀이 아예 없었다는 건 사실 참 말도 안되는 일이다. 그런데 이번 개편도 겨우 부서이름만 번드르르하게 바꿨지 실상 전문가는 공연 기획 1명, 교육 1명을 늘리는데 그쳤다. 시민 수요에 맞는 콘텐츠 개발을 위해선 전문성이 강화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는데도 말이다.

 앞으론 문화예술분야도 시민이 낸 혈세만큼의 문화혜택을 돌려주기 위해 효율성과 실력을 겸비한 뜨는 해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 그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선 행정당국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투입예산 대비 그에 맞는 성과를 시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변화에 인색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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