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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5개월 차 이민지(가명, 33세)씨는 다음 달 계획했던 동남아 태교여행을 취소했다. 신생아의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남미를 넘어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까지 번졌다는 소식에 제주도로 여행지를 변경한 것이다. 이씨처럼 지카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예비 엄마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카바이러스가 임신부에게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 막 임신했거나 자녀 계획을 세우고 있는 예비 엄마들을 중심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울산은 물론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 환자가 발생치 않았지만, 최근 국내에서 의심환자 발생하고 있어 보건당국이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9일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을 제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고 지카바이러스 관련 질문과 답변(Q&A)을 배포하는 등 지카바이러스 감염예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보건당국이 밝힌 지카 바이러스 관련 문의사항을 정리했다.

이집트숲모기에 물리면 감염
수혈·성적접촉 감염가능성도
임신부는 소두증兒 출산 위험
여행위험지역 방문 등 자제를


#지카바이러스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카바이러스는 이집트 숲모기가 주된 매개체다.
 이집트 숲모기는 현재 국내에 서식하지 않고 있다. 단, 국내에서 서식하는 흰줄숲모기도 잠재적인 전파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국내 발생사례는 없다.
 모기에 물려 사람에게 전파되는 지카바이러스는 사람간의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으며, 감염된 사람의 혈액을 수혈 받거나 감염된 사람과의 성적 접촉을 통해서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예방백신 및 치료약이 없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발열, 발진 등의 가벼운 증상이 3~7일 나타나는 것으로 대부분 별다른 치료없이 회복되나 발진을 동반한 갑작스런 발열, 관절통, 결막염, 근육통, 두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이 지속될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 받는 것이 좋다.
 다만, 임신부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가 모두 소두증이 있는 아기를 출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신생아 소두증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고 있어 임신부는 발생국가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발생국가로 여행해야 하는 경우에는 여행 전 의사와의 상담을 권한다.
 최근 2개월 이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발생 국가 중 중남미 지역국가로는 △가이아나 △과들루프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마르티니크 △멕시코 △바베이도스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브라질 △세인트마틴섬 △수리남 △아이티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콜롬비아 △파나마 △파라과이 △푸에르토리코 △프랑스령 기아나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22개국이다. 그 외 태평양 섬 사모아, 아프리카의 카보베르데, 아시아권에선 태국에서 발생돼 여행 시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부 감염 주의 요구
울산 동강병원 호흡기내과 나인균 전문의는 "지카 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람끼리 직접 전염되지는 않고 생명에 위협적이지 않은데다 증상도 두통과 열, 발진, 관절 통증, 결막염 등이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아이를 임신한 여성이 감염되면 아이의 머리가 아주 작은 상태로 태어나 발달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나 전문의는 이에 "유행지역 여행 시 긴 옷과 기피제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하고, 임산부 또는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들은 해당지역으로의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며 "만약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귀국 후 2주 이내 에 발열, 발진, 관절통, 근육통, 결막염, 두통 등의 지카바이러스 감염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의료기관에 방문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이동욱기자 usldu@ 도움말 =질병관리본부·울산동강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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