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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강산 말등바위.


# '먼산바위'라 불리는 암벽지대
진행방향에서 왼쪽으로 10여분정도 내려가면 군데군데 조망이 뛰어난 바위전망대도 만나고  절벽을 이루고 있는 바위봉우리 끝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 역시 조심을 요하는 구간이다. 일명 먼산바위라 부르는 암벽지대로 30여m의 암벽을 타고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먼산바위는 높이가 40~50여m, 둘레가 70여m로 문복산에서 서담골봉(837m) (일명:도수골만디)로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구간으로 겨울철에는 등산로 중 일부가 빙벽을 형성하기도 하는데, 밧줄이 메여져 있으나 조심을 요하는 곳이다.


아무도 밟지 않은 한적한 길 걷는 재미
주변 능선과 끝없이 이어지는 풍광 일품
산행 도중 만나는 노송 또다른 볼거리



 바위지대를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다시 능선으로 이어지고, 먼산바위의 모습도 관측된다. 이곳을 지나면 잠시 올망졸망한 바위 능선 길을 지나 조망이 멋지게 펼쳐지는 바위전망대에 닿는다. 가야할 능선과 지나온 능선이 모두 바라다 보이는 전망대바위를 지나 조금만 더 내려가면 왼쪽에 수리덤계곡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게 된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잠시 오르면 시멘트옹벽과 옛 철탑(무명봉우리)철거지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 또한 막힘이 없다. 운문산(1,188m)과 억산(944m), 구만산(785m), 육화산(648m)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의 서쪽 능선의 끝자락이 뚜렷하게 보인다. 또한 눈을 오른쪽으로 약간 돌리면 청도의 용각산(697m)과 선의산(756.4m)도 보이고, 북쪽 멀리 팔공산 능선도 희미하게 조망이 된다.
 철탑철거지(무명봉우리) 공터에서 사방을 둘러본 뒤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이때부터는 잠시 부드러운 능선길이 이어진다. 왼쪽 갈림길이 있는 안부를 지나 바위지대가 있는 조망터를 지나면 약간의 바위 능선을 올라가게 되는데, 이곳은 능선 분기점 봉우리인 서담골봉(835.9m)을 우회하는 갈림길이 있다. 바로 직진으로 올라가면 서담골봉(도수골만디)에 도착한다.

▲ 말등바위 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옹강릿지.
# '서담골봉' 탁트인 전망
문복산 정상에서 이곳까지는 약1시간가량 걸린 셈이다. 서담골봉(일명:수리덤산-도수골만디)에서 바라보는 조망 또한 막힘이 없다. 동쪽으로는 경주단석산에서 백운산을 걸쳐 고헌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이 일자(一)로 길게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가야할 옹강산이 양쪽으로 날개를 펼치고 있고, 남쪽으로는 지나온 문복산에서 이어지는 끝없는 서북능선과 상운산에서 쌍두봉, 삼계2봉, 지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서담골봉에서 오른쪽으로 리본이 많이 부착돼 있는 능선길은 조래봉(837.4m)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 리본이 적게 달린 내리막길이 삼계리재로 이어지는 등로이다. 왼쪽으로 내려선다. 낙엽에 발이 파묻히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서서히 내려가면 완만한 능선길과 가파른 오르막길이 번갈아 이어지고, 서담골봉에서 출발한지 20여분쯤이면 돌 축대가 쌓여 있는 둥그런 공터를 만난다. 이곳을 지나면 서쪽으로 난 길을 택해야 한다. 산 사면 전체가 돌들이 깔린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이때부터는 계속해 옹강산(831.8m)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 노송이 운치 있는 '가끝바위봉'
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낙엽이 수북이 쌓여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지고 잠시 후 수백 년을 자란 노송 5그루가 운치를 자아내고 있는 가끝바위봉(769m)이라 불리는 바위봉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는 심원저수지가 있는 경주시 산내면 일부이고, 왼쪽은 수리덤 계곡이 있는 삼계리이다. 심원저수지가 가까이 있는 심원사(卍)가 발아래 있고, 옹강산이 바로 눈앞으로 다가오고, 고개를 뒤로 약간 돌리면 지나온 문복산은 어느새 아득히 멀어져 있다. 왼쪽으로 나있는 가파른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제법 가파른 내리막길을 10여분정도 내려가면 삼계리재라고 착각할 수 있는 너덜지대를 지난다. 이곳에서 다시 8~9분쯤 내려가면 삼계리재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서 문복산-4.8㎞, 서담골봉-2.6㎞, 삼계리-3㎞, 옹강산-1.2㎞이다.)


 삼계리재(고개)에서 오른쪽으로는 경주일부, 심원사(卍) 방면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으로는 삼계리방향(삼계리 주말농원)으로 이어지는 등로이다. 진향방향 옹강산을 향해 서서히 발걸음을 재촉해보자. 삼계리재는 해발 400여m로 옹강산까지는 다시 1시간가량 가파른 길을 올라가야 한다. 삼계리재에서 옹강산을 오르는 등로는 산꾼들에게 인내(忍耐)라는 깨달음을 일깨워주는 곳이기도 하다. 사람의 발길이 적어 한적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으며, 아직 때 묻지 않은 나무들과 올망졸망한 바위능선 구간이 이어지고 산을 타는 재미를 더해준다. 또한 군데군데 멋진 쉼터와 조망터는 산행의 고단함을 일깨워주고, 자신의 체력을 한번 체크할 수 있는 구도(求道)의 길 같기도 하다.
 

▲ 산행도중 만난 멋진 소나무.
# 옹강산 정상
1시간가량 자신의 체력과 인내(忍耐)를 시험하면서 옹강산 정상에 올라선다. 옹강산(翁江山 834m)은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과 경주시 산내면에 위치한 산으로 영남 알프스 주봉 가지산에서 동으로 뻗은 능선이 운문령을 지나 북으로 진로를 바꾸어 문복산(1,013.5m)을 일으키고, 숨을 죽이듯 꼬리를 내리면서 서담골봉(일명:수리덤산-도수골만디)에서 왼쪽으로 삼계재를 거쳐 옹강산을 솟구친 뒤 운문호로 가라앉는다. 또한 해발 1,000m급의 영남알프스 산군과 이웃하고 있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영남알프스의 산들을 살펴볼 수 있다.
 옹강산에 대한 지명은 뚜렷이 표기된 것은 없다. 직역을 해보면 翁(늙은이-옹), 江(강-강)이다. 풀이하면 노인과 강이란 뜻이다. 구전(口傳)에 의하면 옹녀와 변강쇠의 사연이 얽혀 있다고 하는데 옹녀와 변강쇠가 전국을 떠돌다 이 산 밑에서 살았다는 설이 있고, 또 다른 설에 의하면 옹녀와 변강쇠가 거시기만 하면 용(힘)을 너무 써, 그만 똥을 싸는 바람에 그 똥이 오랜 세월이 흘러나와 옹강산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참 우스운 이야기이다.


 정상에서 하산길은 세 갈래 길로 나누어진다. 동쪽은 삼계리재(450m)를 거쳐 산내면 일부리 심원사(卍)방향으로 나 주봉인 문복산으로 연결되는 등로이고, 다른 하나는 왼쪽(남쪽) 소진리나 수리덤계곡-삼계리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또 시간과 체력이 허용한다면 진행방향 서쪽으로 내려가면 옹강산의 최고의 조망터로 손꼽히는 말등바위가 있는 곳으로도 하산이 가능하다. 정상에서 문복산-6㎞, 오진리-4.7㎞, 삼계리재-1.2㎞이다. 정상주변은 잡목으로 가려져 그다지 조망하기엔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정상 서쪽 아래 바위능선 쪽에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는 것이 좋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아래로 내려오면(3분정도)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은 570m봉을 지나 금곡지 방향으로 내려가는 등로이고, 왼쪽은 말등바위 방향으로 이어지는 등로이다. 갈림길을 지나 조금만 내려오면 수십 수백 년이 지난 노송(老松)들이 군데군데 멋들어지게 자태를 뽐내며 도열해 있고, 그 아래는 오래전부터 쌓인 낙엽들은 사람의 인적조차 끊어진지 오래인 듯하다.
 운문댐 상류의 물길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고, 수북이 쌓여있는 낙엽들을 밟으며 아무 생각 없이 쉬엄쉬엄 내려오다 보면 말등바위에 도착하게 되는데, 정상에서 출발한지 20여분쯤 걸린 것 같다. 말등바위는 바위의 형태가 마치 말의 등처럼 생겼다 해  붙여진 이름으로 옹강산에서 제일 멋진 곳이다. 말등바위에서 말 탄 기마자세를 취해보기도 하고, 여러 모양의 포즈를 취해 사진촬영도 해본다. 주변의 경관을 마음껏 눈요기 한 뒤 말등바위를 지나면 일명 '옹강릿지'로 불리는 바위능선길이 연이어 시작된다. 몇 개의 로프구간을 지나 멋지게 생긴 소나무 한그루를 만나면 마지막 전망바위를 지난 뒤 삼각점(436m)에 도착한다.
 

▲ 가끝바위봉에서 바라본 심천저수지.
# 최고의 전망처 '말등바위'
말등바위는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옹강산 8부능선에 위치한 바위로 길이가 약 22m, 폭이 5m 정도의 피라미드형으로 마치 달리는 말등처럼 비스듬히 솟아 있는 독립 암봉이다. 운문호의 풍광과 영남알프스 서쪽능선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일부 산객들에게만 알려진 곳이다. 말등바위는 옹강산에서 제일 멋진 전망처다.
 말등바위를 지나 내려온 길을 뒤돌아보면 멀리 문복산이 구름 속에 가려 있고, 왼쪽으로는 지룡산 신선바위가 지척에 머물러 있으며, 그 너머로 운문산과 가지산, 상운산, 쌍두봉이 이어지고, 오른쪽으로는 도롱굴산과 서지산(철탑), 멀리 팔공산도 확인되고 운문댐의 전경도 시원하게 들어온다. 이렇듯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면서 오염되지 아니한 곳! 아무 생각 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바위틈을 비집고, 때론 로프를 타면서 쉬엄쉬엄 내려오다 보면 멀리서는 운문댐의 물결이 석양에 비치어 주변의 경관과 어울려 펼쳐지는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신비롭다. 또한 옹강산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하산길은 해발 1,000m급의 영남알프스 산군과 이웃하고 있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영남알프스의 산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산행 도중에 만나는 분재형 소나무가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고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노송들의 모습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도시생활에서 찌든 몸과 마음을 싱그럽게 해 준다. 좌우로 펼쳐지는 주변 산 능선(稜線)들은 우리들의 산행을 호위 하는 병사처럼 열병해 있는 듯 보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내려오다 보면 최초 무덤 1기를 발견하게 되고, 범숲상봉(407m)을 지나 연이어 몇 개의 무덤을 벗어나면 운문댐 상수원감시초소 부근 에 도착하면서 산행을 마무리하게 되는데, 체력과 시간이 허용한다면 이 코스와 반대로 산행을 권하고 싶다. (오진리→제1봉(436봉)→말등바위→옹강산→삼계리재→가끝봉→서담골봉→문복산→헬기장→950봉→학대산갈림길→894봉→헬기장→운문령 으로 이어지는 코스)


 또한 문복산의 서쪽사면에 자리 잡고 있는 개살피계곡도 탐방할 것을 권하고 싶다. 개살피계곡은 원법사가 신라화랑도의 기본정신인 세속오계를 귀산과 추앙에게 내려준 가슬갑사지가 삼계리 일대(개살피계곡)인 것이 최근 들어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는 곳으로 여름철이면 피서인파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가슬갑사는 600년(진평왕 22) 원광법사가 창건한 절로서, '삼국사기'에는 가실사(加悉寺)로 되어 있으며, 가서사, 갑사 등으로도 불리어졌다고 적혀 있다.  산악인·중앙농협 신복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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