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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은 남용되어서도 안 되지만 '나쁜 거짓말'로 인해 낭비되는 것은 더더욱 안 된다. 지난 22일 아내를 골탕먹이려던 철없는 50대 남성 A씨 때문에 경찰과 소방 등 막대한 공권력이 낭비됐다.

    A씨는 남구 선암동 선암호수공원에서 마치 자살을 한 것처럼 호숫가 바닥에 신발, 신분증, 사원증이 가지런히 두고 사라졌다. 공원을 산책하던 한 시민의 신고로 경찰 39명, 소방대원 22명, 남구청 직원 15명 등 80여 명의 인력이 동원됐다. 소방대원들은 2차례에 걸쳐 호수 수중수색까지 벌였다. 

 그러나 A씨는 멀쩡히 살아 있었다. 다음날 오전 1시께 가족에게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연락을 한 것이다. A씨는 잔소리를 하는 아내를 혼내 주려는 황당한 이유로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날 추가 수색을 벌이려던 경찰과 소방대원들은 다행이라면서도 긴 한숨을 내 쉬었다.

 지난 1일 중구에서도 "11세 딸아이를 죽였다" "빌라 앞에 여자 시체가 있다" 등 20대 남성의 허위신고 때문에 30여 명의 경찰력이 낭비됐다. 이 뿐만 아니라 술에 취해 "배가 아파니 병원에 데려다 달라" "무조건 빨리 와라" 등 막무가내로 신고와 "버스가 끊겼으니 도와달라" "병원에서 간식을 주지 않는다" 등 황당한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허위·거짓 신고로 인해 실제 위급상황에 처한 시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신고에 응대하고 거듭된 요구에 현장 출동을 해야 하는 경찰, 소방대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을 말할 것도 없다. "늑대가 나타났다"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은 마을주민 뿐만이 아니라 자신도 피해를 입게 만들었다. 공권력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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