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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곱마리의 용이 산 정상 연못에서 춤을 추고 놀았다는 전설을 간직한 울산의 진산 무룡산, 토함산에서 화암추등대까지 삼태지맥의 중간기점이다. 사진은 무룡산 전망대.

▶기령삼거리~대안마을 갈림길~동대산 (447m)고지~서당골 입구~무룡산(450.7m)
농소가는길을 두고 왼쪽 신흥사 가는 방면으로 내려서면, 포장마차가 있다. 시장을 달랠겸 간단한 요기를 하려 들렸더니, 누군가가 상세하게 그린 종주능선 지도가 벽에 붙어져 있다. 고고령(둥둥잇재) → 바디령(베틀재) → 한피기재 → 큰재 → 매방재 → 삼태봉재 →새고개(성황당) → 봉우재 → 대점복수 → 함월산성 → 기령(기백이재) → 신흥재 → 파군산 → 마동재 → 호봉 → 소구부리재 → 무재산 → 아홉사리(벨방재) →월령(달령재) → 무룡산 → 오봉령(가운데고개)로 적혀 있다.
 이곳을 지나 신흥사 가는길로 내려와 오른쪽으로 돌아서 들어서니 바리게이트가 내려져 있고 입구에는 '2001 임도시설(대안-매곡지구)'라고 쓴 대리석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 무룡산까지는 임도로 자갈들과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다. 시멘트 포장길 임도를 산행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포장길이 얼마나 지겨운지 알 것이다.
 얼마를 걸어왔을까?  포장도로의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서니 무명봉인데 길옆에 '2002 임도시설 대안-매곡'이라는 대리석을 지나 내려선다. 오른쪽은 대안마을로 내려 가는 능선길이다.

▲ 기령삼거리

 
 

 

▶대안마을 갈림길
다시 출발하여 오르막길을 오른다. 그리고 또 하나의 대리석에다 새겨진'2003 임도'표지석을 뒤로하고 임도를 따라 간다.
 같이 가는 일행 중 한 분이 동대산 샘터가 괜찮다는 이야기에 확인할 겸 잠시 들리기로 한다. 동대산 오르막이 보이면 오른쪽 아래로 나무계단으로 만든 길이 있는데 그 길로 50여m 들어가니 길 옆에 물이 흘러나온다. 빨간 바가지가 하나 있는데 물맛 또한 시원하고 괜찮은 샘터이다.
 겨울이나 여름이나 항상 물이 흐른다는 이야기와 함께 물을 보충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동대산 오르는 길은 시멘트포장이라 걷기가 힘들었다. 오르막 길을 올라서니 길가에 동대산 또는 큰재 정상이라고 쓴 표지석이 서있고, 뒤쪽으로는 넓은 헬기장 공터가 정상을 대신하고 있었다.
 
▶동대산 (447m)고지
헬기장 공터에서 보는 조망 또한 북구 호계동 일원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동대산을 지나 완만한 능선길을 지나니 2004년 국고보조 임도공사 안내판이 서있다.
 이 곳에서 임도를 버리고 곧장 능선으로 올라선다. 그리고 왼쪽으로 소나무가 있고 또 주변으로는 억새가 펄럭이고 있어 가을 산행으로는 괜찮으리라는 생각과 함께 제법 큰 소나무에서 시그널이 많이 달린 왼쪽으로 90도 돌아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 직진해버리면 송정저수지 방면으로 빠지는 길이라 주의를 요한다.
 얼마 뒤 무룡산 안부에 도착 했다. 이 곳은 달골과 송정저수지 방면으로 가는 갈림길이며, 옛날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골짜기를 지나다녔다는데 지금은 희미하게 옛 흔적만 남아 있다. 다시 완만한 산마루에 올라선다. 제법 숨 찬 오르막길이다. 잠시 후 임도를 따라 내려오니 오른쪽에 서당골 입구가 보인다.

▲ 동대산

 
 

 

▶서당골(書堂谷)-서당골(書堂谷)입구
옛날부터 임도를 따라 무룡산을 향해 많은 사람이 다니고 있는 무룡산으로 오르는 길로 들어선다. 어느 산이든 정상은 쉽게 내주지 않는 법, 제법 가파른 느낌이다. 마지막 힘을 실어 억새가 출렁이는 무룡산 정상에 올라선다.
 화봉(華峰)사람들은 무룡산(舞龍山)을 매봉산이라고도 부른다. 매봉산과 동화산의 사이에서 북쪽으로 트인 넓은 골짜기를 서당골(書堂谷)이라 한다. 서당골에는 도원서당(桃源書堂)이 옛날에 있었다가 1894년의 기록에는 이미 없어졌다고 되어있다. 또한 서당골(書堂谷)은 세상과 격리된 도원(桃源)이라 할만한 곳인데 옛날 여기에 서당을 지어 글을 배웠으며, 지금은 집이 있었던 흔적이 남아있다.
 
▶무룡산(452m)
무룡산 정상에 서면 사방이 확 트여 동해와 울산 시가지 전체를 조망 할 수 있다. 또한 이곳에서 보는 야경은 '울산 12경'중 하나로 선정됐을 정도로 경치가 뛰어난다.
 KBS, ubc 송신 타워(철탑)들이 줄을 지어 서 있고 건너편에는 KT건물과 함께 MBC 안테나도 보이는데, 무룡산 멀리 지나온 능선이 안개 속에 아득하다. 가끔씩 보이는 임도 길은 실루엣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능선들 이 모두가 안개 속의 주인공 들이다.
 

 

▲ 무룡산 송신소

 


 무룡산(舞龍山)은 <춤출 무(舞) 용 룡(龍)> 이다. 즉, 용이 춤을 추었다는 산이다. 또한 무룡산은 울산의 진산(鎭山) 이며, 낙동정맥이 백운산에서 갈려져 남으로 뻗은 한줄기가 경주 토함산에서 형남기맥을 이루고, 또 한줄기는 삼태지맥을 만들며 화암추 등대에서 맥을 다한다.
 정상에서 10여분 휴식을 취한 뒤 KBS, ubc송신소를 왼쪽으로 끼고 돌아 MBC 송신소 정문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내려서는데 길이 상당히 급경사의 내리막길이다. 무룡산은 몇 해 전 화마로 인해 불탄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군데군데 무룡산을 살리기 위하여 수종검사도 없이 마구잡이식 식재는 오히려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단풍나무, 벚나무 등을 심고는 사후처리가 미흡하여 고사위기에 처해있는 나무들은 보기만 해도 애처로워 보인다.
 
▶하산방향 (무룡산-옥천암)
11시간 30여분의 기나긴 산행이다. 토함산에서 무룡산까지….
 다시 연암 옥천암 절(卍)방향으로 하산길을 잡아본다. 길은 포장도로이며 상당한 비탈길이다. (40여분 정도 소요된다.)

 

▲ 옥천암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자신의 인내를 한번쯤 시험해보고 -제1구간 : 토함산에서 무룡산 옥천암까지- 장장 36.4km의 산행을 마무리 하는 것은 실로 쉬운 산행은 아닐 것이다. 자신과의 인내(忍耐) 를 체험해보고, 종주산행의 경험을 느껴보는 시간의 장(裝)을 한 번 쯤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옥천암 가는 길을 잡고 내려선다. 이 곳 역시 불탄 소나무들로 보기가 흉하다.

 

#무룡산(舞龍山)의 전설


옛날 무룡산 꼭대기에 큰 연못이 있었는데 이 곳에는 일곱 마리 용들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선녀 일곱이 내려와 용들과 어울려 놀았다. 선녀들은 하늘로 올라갈 시간이 되었으나 용들과 정이 들어 떨어질 수가 없었다. 용과 선녀들이 함께 하늘로 오르기로 했다.
 그러나 용 일곱 마리 가운데 앞을 못 보는 한 마리는 오를 수가 없었다. 이때 마음씨 착한 한 선녀가 남기로 했다.
 옥황상제는 진노했다. 일곱 선녀가 내려가 여섯만 올라왔고 승낙 없이 용들까지 데려온 까닭이었다. 그들은 다시 무룡산 연못으로 귀양 왔다.
 땅에 귀양 온 선녀들은 날마다 근심 어린 눈으로 하늘만 쳐다보았지만 용들은 선녀들과 같이 지내는 것이 행복하여 날마다 춤을 추었다. 얼마 뒤 옥황상제의 노여움이 풀려 선녀와 용들은 모두 춤추고 기뻐하면서 승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후 무룡산에 연못은 없어졌으나 정상에 묘를 쓰면 울산에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울산에 가뭄이 들면 무룡산에 누가 몰래 묘를 쓰지 않았나 하고 샅샅이 뒤져 이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산악인·중앙농협  신복지점장
 ▷다음주 금요일자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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