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이사 겸 국장

한바탕 삼류무협이 막을 내렸다. 새누리 권좌의 후계구도는 여전히 안갯속이지만 비박신공의 좌장, 무대의 옥새비책은 4·13 무림대회전 이후의 문제일 뿐, 당장 시급한 것은 여의도 무림대회전의 결과다. 비박신공으로 무장한 3인의 고수가 무대의 품으로 파고들지는 미지수지만 친박교본을 열심히 독파한 한구대공의 급소는 제대로 찌른 모양새다.

 무대는 외쳤다. "좌파 10년의 고리를 끊고 새누리로 통합한 보수복고 정무문의 통합신공을 보여줘야 할 때가 왔다." "강호의 비결을 수련한 각계각공의 내공을 제대로 보지 못한 한구대공을 한칼에 베어버릴 수도 있었지만 무림의 질서와 민심의 이반이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타협의 길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함의된 비장함이 읽히지만 친박교본의 응용비수에 살점 몇자락 뜯겨나간 흉터는 지울 수가 없다. 명분은 취했지만 실리는 글쎄다. 문제는 비박신공의 교본에 없던 배신권법을 익힌 달구벌 유공의 행보다. 무림의 본좌만 자리할 수 있는 와대의 밀서가 유공을 찍어낸 찌라시로 돌고 있는 마당에 그를 살려 와대에 척을 진 결과라면 무림대회전 이후의 친박 대협공을 감당할지 의문이다.

 이번 옥새파동으로 살려낸 유공이나 얼마 남지 않은 명박좌장 재오공의 지원을 기대하지만 교본보다 응용의 고수인 두 고수의 향배는 아무래도 미심쩍기만 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무림대회전 결과에 따라 어쩌면 와대의 장풍신공이 봄바람에 슬쩍 무뎌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영도대교 칼바람에 잠시 내공의 비법을 충전한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니었나.

 한구대공은 무림 선발전이 끝나자 오리무중이다. 마지막까지 와대의 정적 제거에 기력이 쇠진했지만 버티기 검법으로 명을 다했다는 회한도 사방에서 들리는 비난의 나팔소리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어차피 대체선수가 마땅치 않았던 지역이었기에 비난은 감내했지만 배신권법은 기필코 파문의 죄를 덮어씌워야 했다는 명분도 결국 무대의 옥새비책에는 속수무책이었다. 한구대공이야 이제 가능한 칩거하며 와대의 특명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일이다. 다만 한 때는 와대의 경제교사였던 이력이 있기에 정적 제거의 악역에 스스로 피를 묻혔고 그 마지막 하사품은 늦어도 하계 수련대회 전에는 올 것이라는 믿음도 있을지 모를 일이다.

 집권무림의 절대지분을 뺏고 여의도에 과반무사의 막사를 구축하려는 야권계는 한숨 돌린채 옥새비책의 득실을 따지고 있다. 비책에 나가떨어진 자나 비책을 내공으로 품은 자들을 판세에 올려 대항무사의 무공과 견주는 작업은 부질없다. 그판이야 본래 야권계가 넘볼 자리는 아니었기에 흉측한 암수만 찌라시로 날리면 될 일, 문제는 옥새의 진품을 오리무중으로 만들어 무림계에 한바탕 회오리를 치게할 신풍진법을 다듬는 일이다.

 걸림돌은 있다. 양산박에서 계륵을 뜯다 상경한 진골문공이 연일 좌파본색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종인노공이 알파신공으로 정리한 야권 선발전이 못마땅하지만 그래도 여의도 한복판에 친노잔상이 남아 있는 진골문공의 깃발을 빼곡히 걸 수 있다는 믿음에 위장술로 본색을 숨기는 모양새다. 숨긴다고 감춰지지 않는 것이 무림의 질서인 것을 어쩌랴. 좌파본색이 청래험구로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판에 문공마저 좌파는 좌파신공으로 무림을 평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좌파불가를 명패에 찍은 종인노공은 야권 선발전의 활약으로 두 자루의 노자는 챙겼지만 자칫 오공전투나 국보위거사의 과거사가 악성종양으로 번질 수 있기에 무림대회전 이후의 묘수까지 챙기는 모양새다. 그 한수가 '잃어버린 8년'이다. 좌파 10년을 걸개로 걸고 한바탕 휘저은 대권혈투에서 명박공에게 권좌를 내준 야권 아닌가. 야권의 수장인 진골문공도 팔년신수 앞에서는 종인노공을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을 마친 그다. 여의도 대회전 이후를 겨냥한 종인노공의 신수는 역시 10단 감이다.

 틈새를 비집고 무림에 한자리를 차지하려는 철수백신공은 힘이 빠졌다. 무림계의 팽팽한 선발전에서 연일 새정치신공을 발사했지만 마포 무림본방에는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자칭 고수들이 무림계에서 금기라는 멱살잡이 권법이나 후려치기 권법을 들고 난장판을 만들고 있는 형국이다.  

    급기야 본좌의 아성이라는 노원병지 조차 새누리 신참 준석썰전에게 고전한다는 비보까지 들린다. 안랩도장의 약값은 널뛰기를 했지만 때를 놓친 실기공법은 참담하기만 하다. 스무자리의 향배가 여의도 대회전의 명분이라지만 스무자리를 마련한다한들, 벚꽃은 지고 꽃잎은 바람에 몽땅 날아가 버린 뒤라는 노랫말이 귓가에 맴돌 뿐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