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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 배출량에 상관없이 같은 아파트 다른 세대들과 똑같이 수수료를 낸다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

 배출량이 세대마다 다른데 왜 똑같은 수수료를 낼까 하는 생각에 한 번쯤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현재 북구의 음식물쓰레기 처리 과정을 보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음식물쓰레기를 가정용 배출용기에 담아 단지별 공동용기에 개별 계량 없이 배출한다.

 수거차량이 배출된 양을 계근한 후 그 자료를 토대로 구청에서 아파트별로 음식물쓰레기 수수료를 부과하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각 가정에서 버린 양과 상관없이 세대별로 균등하게 배분해 관리비로 부과하고 있다.

 반면 단독주택과 상가는 자기가 버리는 양에 따라 가정용 배출용기에 담아 배출스티커를 붙여 집 앞에 배출하면 차량으로 수거 처리하고 있다.

 아파트와 단독주택, 상가의 음식물쓰레기 처리방식 차이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공동주택 관리와 주민들의 공동체 편의성이라는 조건이 충족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이런 아파트별 공동 수거, 수수료 균등 부과방식은 배출자 부담원칙에 맞지 않아 주민들로 하여금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에 대한 의지를 상당히 약화하거나 무감각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아파트의 대부분 가정에서는 먹다 남긴 음식물과 냉장고에 오래 보관돼 상한 음식물을 물을 빼지 않은 채 가정용 배출용기에 담아 물기를 잔뜩 머금은 상태로 배출하고 있다.

 심지어는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해야 할 조개껍데기, 닭·오리 뼈 등이 혼입, 배출돼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의 배관 막힘과 펌프 파손이 자주 발생해 원활한 처리를 저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예전에 비해 요즘은 물질적인 풍요로움 속에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 양이 매년 급증해 시 처리시설 과부하로 지연 처리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 처리비용 또한 매년 급증하고 있다.

 북구는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의 70%를 차지하는 공동주택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현행 단지별 음식물쓰레기 처리방식을 배출자 부담원칙에 맞게 각 세대에서 배출한 만큼 수수료를 내는 방식인 세대별 종량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2016년 올해는 천곡동 대동 한마음타운 1곳을 시범사업 대상 아파트로 선정해 4월 중에 음식물쓰레기 종량기기 15대를 설치하고 5월 한 달 동안 시범 운영한 뒤 6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연말 사업에 대한 평가를 통해 운영성과가 있을 때 점차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시책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사업 초기에는 이런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주민들 입장에서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되지만 아파트 입주민, 관리사무소, 행정이 모두 합심해 모범적인 운영사례로 정착됐으면 좋겠다.

 또한 매년 반기별로 음식물쓰레기를 많이 줄인 우수 아파트 6곳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으며 가정, 음식점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 양을 줄이기 위해 좋은 식단 상 차리기 등 식생활 개선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음식물쓰레기가 많이 줄어들게 되면 환경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처리하는데 드는 엄청난 예산도 줄여 지역발전과 주민 삶에 필요한 다른 사업비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는 거창한 실천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먹을 만큼 음식을 담아 남기지 않기, 음식쓰레기 버리기 전 물 빼기, 장보기 전 필요한 품목 메모 등 작은 실천들이 중요하다.

 이러한 실천들이 하나씩 모이면 좀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예산절감, 환경보호 등 국가적으로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오늘부터 일상생활에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를 위한 작은 행동부터 실천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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