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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현대중공업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도크를 비운다'고 예고했다. 선박건조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도크부터 순차적으로 가동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는 비장한 의지다.

 구조조정 설도 기정 사실이 되고 있다. 이미 지난달 임원 중 60명이 옷을 벗고 회사를 떠나야 했다. 사무직 과장급 이상에 대한 희망퇴직도 시작됐다.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현대중공업에 추가 자구책 마련을 요구하며 인력 감축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구책에는 생산직을 포함해 전체 인원의 5~10%에 달하는 2,000~3,000여 명 가량의 감축안이 담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른바 '3,000명 구조조정 설'이 현실화되고 있다. 

 내부 문건에 따르면 6월 5일 내로 희망퇴직을 신청한 1차 퇴직자와 6월 말까지 신청하는 2차 퇴직자는 같은 연령대 위로금이 최대 15개월(59세 기준)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1차 희망 퇴직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금융사부터 시작해 호텔업까지 하면서 계열사만 20여 개가 넘는데 이에 대한 정리 방안과 현대상선 주식과 각종 토지 등을 포함한 비핵심 자산 매각도 자구안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서 중 22%를 통·폐합하는 조직 개편이 이뤄졌고 이번 달부터 휴일연장근로를 폐지하고, 평일 고정연장도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할수 있는 모든 조치는 다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노조는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경영진은 자구책을 먼저 찾아야 한다"며 "잘못된 정책을 바꾸고 대주주 사재 출연 등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떼를 쓰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의 구조조정 큰 틀은 이미 만들어졌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 등 계열 조선3사와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생산능력 축소를 통한 다운사이징과 사업안정성·수익성 관점의 개선 가능성이 확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망하지 않게 하려는 정부와 채권단의 고육지책이다. 이제는 회사 차원에서 그야말로 '뼈를 깎는 고통'의 분담이 남았다. 국가 경제 차원의 거시적 관점에서 고통 분담과 자구계획이 마련되고 철저한 이행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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