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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불'의 시작은 원시시대의 다른 영장류들과 구별되게 만들었다. 불이란 과학적으론 산소와 물질이 화합해 연소하는 과정에서 빛과 열을 내는 에너지로 정의한다.
 이 때 발생하는 에너지로 우리 인류는 음식물을 조리하고, 도구를 만들고, 추위와 어둠을 이겨내게 됨으로 인류문명을 오늘날에 이르게 했다고 볼 수 있다.

 불은 보통 자연에서 발생되는 불과 사람이 만드는 불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자연현상 중 벼락, 지진, 화산 등의 지각활동과 나무끼리 부딪쳐서 발생하는 자연발화 등이 있다.
 자연이 아닌 인공적으로 사람이 만들어내는 불은 역사를 거슬러 보면 부싯돌을 이용해 불꽃을 만드는 충격법이나 나무를 세게 마찰해서 불을 피우는 방식의 마찰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렌즈의 빛을 모아 불을 피우기도 했는데 이런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과정을 생략한 성냥의 사용은 영국인에 의해 1885년 8월 서울의 양화도에 성냥공장을 세우면서부터였다.
 또한 그와 비슷한 시기에 석탄과 석유가 연료로 조선에 알려지고, 1898년 4월 한성전기회사가 세워진 것이 '제2의 불'이 켜진 시초이다. 그 이후 한국전쟁이 끝나고 '제3의 불'이라는 원자력까지 우리나라는 빠른 발전과 함께 화재라는 인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가화재정보센터에서 발표한 화재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전체 화재발생은 4만4,432건으로 전국에서 평균 매일 122건 정도의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매 시간 5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인데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파괴하는 재난이 이렇게나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화재예방에 대한 안전불감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화재가 발생한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우선 화재를 발견하게 되면 무조건 '불이야'라고 크게 외치고, 비상벨을 눌러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리고는 화재의 크기에 따라 초기진압을 시도하거나 안전한 옥외에 대피하고 119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모두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이 모든 것이 현장에서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일 큰 이유 중의 하나가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너무 늦게 인지한다는 것과 초기진압을 위한 소화기나 소화전의 사용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일 울산 중구의 한 주택 2층에서 불이나 40대 남성 1명이 3도 화상을 입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지고 말았던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조금만 빨리 화재사실을 알았더라면 안전하게 밖으로 대피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이 많았는데 주택화재의 경우 직접 화재사실을 목격하지 못하면 그 사이 화재가 커져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3년간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가 전체의 24.3%, 사망자의 60.7%였으며, 주택화재로 인한 사망자 중에서도 83.5%가 단독주택에서 발생됐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열이나 연기를 통해 이 사실을 탐지하는 소방시설이 감지기이다. 화재가 발생되면 감지기가 작동되고, 곧 발신기의 비상벨을 울려 화재사실을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감지기는 일정규모 이상의 소방특정대상물에 설치된다.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주택에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된다.
 개정된 법률에 따라 2012년 2월 5일부터 신규 주택은 의무적으로 주택용 소방시설인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해야 하며 이미 건축이 완료된 기존 주택의 경우도 오는 2017년 2월 4일까지 모두 설치를 완료해야 한다.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는 가까운 대형 할인마트나 온라인 쇼핑물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초기화재에 소방차 1대의 위력을 발휘하는 소화기는 세대별 1개 이상 잘 보이는 곳에 설치하고 화재가 발생했을 때 경보음을 울리는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침실, 거실, 주방 등 구획된 각 실마다 천장에 부착하면 된다.
 울산소방은 법령이 개정된 이후 꾸준히 주택용 소방시설을 조기에 설치하도록 홍보해 왔다. 하지만 그 실천은 미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처벌 규정이 따로 없어 적극적인 관심이 아니면 자발적인 설치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미국의 경우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의 보급률을 32%에서 96%로 늘렸을 때 화재 사망자가 56%나 감소했다고 한다. 우리 가족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지킬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주택용 소방시설 조기설치에 모두 동참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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