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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를 뜻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육체·정신적 건강은 물론이고 제3자와의 사회적 관계까지 원만할 때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장애인은 신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적 관계까지 힘들어 보인다.
 우리는 누구나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장애를 가질 수 있다.

 그것은 나만의 일이 아니며, 내 가족, 내 이웃의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 자신, 아니면 내 주변에 장애인이 없다면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는 누구든지 자신의 경험의 범위 내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같은 목표를 향해 협동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스포츠를 통해 서로 협력하는 과정에서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고 나와 같지 않은 사람에 대한 편견을 줄일 수 있다면 좋은 일일 것이다.
 장애인이 스포츠 활동을 통하여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정신적 건강과 사회적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면 스포츠는 경쟁이라는 1차원적 목표를 넘어서 한차원 높은 가치를 이루어낸다.

 그런 의미에서 2013년 울산에서 최초로 중구청 장애인배드민턴팀이 창단된 것은 참 고무적인 일이다.
 창단이후 중구청 장애인배드민턴팀은 국내외 대회를 휩쓸며 대한민국과 울산 중구의 위상을 한층 끌어 올려놓았다.
 특히 BWF(세계배드민턴연맹)에서 수여하는 2015년 올해의 선수상을 울산 중구청 장애인배드민턴팀의 이삼섭 선수가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더욱이 울산 중구에서는 2016년 춘계 전국장애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를 유치하였다. 이 대회는 오는 5월 27일부터 29일까지(3일간) 동천체육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울산 중구에서는 2015년 11월 대한장애인배드민턴협회에 대회유치 공모신청서를 제출하여 2015년 12월 대회 유치를 확정시켰다.
 울산 중구에서 유치하여 준비 중인 장애인배드민턴대회는 단순히 하나의 대회를 개최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 동안 장애인배드민턴대회는 시도별로 순회하며 그 시도의 장애인배드민턴협회에서 대회를 주관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대회 개최란 장애인 선수들의 대회 참여와 선수발굴 정도로만 그 기능과 역할이 한정되어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울산 중구에서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는 배드민턴 경기를 치르는 것 외에 주민참여, 서포터즈 활동, 자원봉사 등 일반인들의 참여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또한 대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체육인의 화합과 대회를 통한 축제 분위기 조성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대회 최초로 체육 및 장애인 단체의 주요 인사들로 대회추진위원회가 구성된 것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이제 시작이기는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대회를 유치한다는 것은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그들만의 리그'에서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며 우리 사회의 전면에 당당히 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애인을 사회적 약자로서 복지대상으로 바라보던 일반인들의 시선이 장애인들의 능력을 새롭게 평가하고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정에까지 올라와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이 명제에 대한 해답은 어쩌면 2016년 춘계 장애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따뜻한 늦은 봄, 울산 중구에서 개최되는 이 실험적인 대회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며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장애인스포츠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던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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