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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구 지역 구조조정과 불황으로 부동산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산다는 사람은 없어 거래가 실종됐고 그나마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8일 현대중공업의 해양사업본부 지척에 자리한 A아파트. 전체 100세대 남짓한 규모의 49㎡, 59㎡  면적로 구성된 공동주택으로  2~3년 전부터 협력업체와 물량팀의 숙소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180도 급변했다.
 한 때 웃돈을 줘도 없어서 구하지 못했던 이 아파트 매물은 5월 말 현재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에 5~6건 나왔지만, 찾는 이가 거의 없는 상황.
 매매가도 20% 가량  떨어졌다. 1억7,500만원에 거래되던 59㎡ 가 1억5,000만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조선 불황의 그늘이 본격적으로 드리워지고 구조조정이 이뤄지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사 직원들과 물량팀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이 곳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구지역 원룸 시장도 조선업 불황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해양사업부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방어동 빽빽한 원룸촌을 돌아다니다 보면 '즉시 입주 가능'이라는 안내 전단을 여기저기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일대 원룸 임대료는 지난해에 비해 대략 10만원 정도 감소했다. 지난해 보증금 500만원에 월 45만∼50만원 정도였던 월세가 최근 보증금 300만원에 월 38만∼40만원으로 떨어졌다.
 한 공인중개사는 "이곳은 2∼3년간 빈 방을 찾기 힘들 정도로 호황을 누리던 곳"이라며 "최근 갑자기 빈 방이 생기기 시작하고, 월세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는데 있다.
 조선업 인력을 겨냥해 3~4년 전 우후죽순 들어선 동구 방어동 지역 원룸은 세입자를 찾지 못해 공급과잉인  실정이다.
 동구 방어동 일대 주택 건축 사용승인 허가는 지난 2010년 43건에 불과하다가, 조선업 경기가 호조세를 띠기 시작한 2011년 84건, 2012년 82건으로 두배 가량 증가했다가, 2013년에는 103건까지 늘었다.
 이어 노르웨이 원통형 부유식 석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호주 고르곤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등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물량이 최고조를 이룬 2014년 203건까지 4년전에 비해 500%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가 전무한 상황이다보니, 이들 주택의 공실은 더욱 늘어 날 수 밖에 없어 지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일대 임대사업자도 "조선업 불황이 이어지고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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