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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영과 함께하는 울산근교산행]정족산 사찰 순례길3
'문은 있지만 문이 없는 절집'의 치열한 구도 현장
2016년 06월 02일 (목) 17:22:38 울산신문 webmaster@ulsanpress.net
   
▲ 정골의 무명폭포.



안적암에서 조계암은 300여m거리에 있다. 산문(山門)에 들어서자 너무 조용했다. '참선 중이니 참배객을 제외하고 출입금지'한다는 표지판이 여러 군데 세워져있다. 새들도 스님들이 수행 중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울지 않았다. 가람 내에 머무는 이들도 발걸음조차 함부로 떼지 않았다. 주지 스님도 마찬가지다. 
 

# 절집에 들어서면 푸른 하늘과 푸른 산뿐인                                              
조계암은 멀리 천성산 꼭대기가 바라다 보이는 아늑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차편을 이용하려면 서창 영산대 캠퍼스를 지나 산길을 따라올라 고개를 넘어가면 쉽게 찾아갈 수도 있다. 이곳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절 안에 들어서면 보이는 것은 푸른 하늘과 푸른 산 뿐이다. 사회와 단절된 자연환경이기에 수행하기는 제격인 것 같다. 

   
▲ 안적암

 무문관(無門關)이란 원래 송나라 무문혜개선사가 지은 책 이름에서 빌려왔다. '용맹 정진하는 장소'라는 의미로 쓰이는데, 우리나라에는 1964년 서울 도봉산 천축사에서 무문관이라는 참선수행도량을 처음으로 세웠다. 일정한 기간을 정해놓고 문을 걸어 잠근 채 두문불출하며 용맹 전진하는 장소다. 우리나라에 무문관이 있는 절은 천축사를 비롯해 갑사의 대자암, 백담사의 무금선원, 제주도의 남국선원, 강진 백련사 만덕선원 등이다. 조계암에 무문관이 들어서기까지는 여러 사람들이 노고가 있었다고 전한다. 통도사 서운암 성파스님을 비롯해, 동진 주지스님과 오랫동안 조계암에 머물면서 수행도량을 가꾸어온 성한스님의 원력이 있었다고 한다. 조계암의 주지인 동진스님은 "수행자의 모습은 저울과 같다, 어찌 낮고 높음에 따라 차별을 둘 수 있느냐"면서 "천성산은 원효 대사가 1,000명의 승려를 모아 강설해 성인으로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산이듯이, 이곳에서 천성의 후예들이 출현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양산 찬성산 조계암의 풍경이다. 한 마디로 말해 눈 밝은 도인의 출현을 염원하는 지극함이 배어 있었다.


발길마다 이어지는 아름다운 소와 담
반석 위로 펼쳐지는 공룡능선과 낭떠러지
금방이라도 굴러 내려올 것 같은 바위
산하동 계곡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



# 오직 정진에만 몰두하려 외부인 출입 엄격하게 통제
염불이나 목탁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다. 공양간조차 맛있는 음식 냄새를 풍기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이 사찰은 영남권에서는 처음으로 알려진 수행전문도량으로 이곳 10여명의 스님들이 하안거(夏安居)에 들어갔다고 한다. 조계암 무문관은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 무문관은 문은 있지만 문이 없는 집이라는 뜻이다. 문은 자물쇠로 잠겨 있었고, 문 바깥은 나무가 높이 쌓여있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문이 없다고 할 수밖에. 무문관의 스님들은 욕실이 딸린 작은 방 하나에서 생활한다. 배식구를 통해 들어오는 하루 한 끼 공양만을 받을 뿐이다. 간혹 운동 삼아 바깥에 나오기도 하지만 일체 외부와 단절되어 있다. 오직 정진에만 몰두할 뿐이다.

   
▲ 조계암

 이렇듯 대성암-안적암-조계암을 둘러본 뒤 조계암 일주문을 빠져나와 안적암 앞 계곡(정골)으로 내려서면 수십 여 m에 달하는 암반위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그야말로 비경이 아닐 수 없다. 개울을 따라 내려오면서 좌·우로 펼쳐지는 경관은 천성산을 제2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렇듯 계곡사이로 펼쳐지는 경관에 매료되어 쉴새 없이 내려오다 보면 짚북재에서 내려오면서 눈여겨 봐두었던 다섯 군데에서 물이 만나는 계곡 합수점(헷갈리는 지점)인 산하동계곡의 초입길에 접어들게 된다. 노전암이 있는 산하동계곡으로 내려선다.
 
#천성산 4대계곡이라 불려도 손색없을 산하동 계곡길
산하동 계곡길은 사암순례길이라 할 정도로 암자가 연이어 나타나는 고즈넉한 계곡길이다. 이곳을 기준으로(영산대-2.8km, 조계암-1.5km, 가사암-0.6km, 짚북재-2.0km, 노전암-2.0km, 내원사 매표소-3.9km) 성불암계곡길, 천성공룡능, 가사암길, 안적암, 조계암, 주남고개길 등 여러 가닥의 산길이 도중에 갈라진다.

 산하동 계곡길은 물길을 왼쪽으로 하고 이어지는 계곡의 진풍경은 내원사계곡, 법수계곡, 홍룡사 계곡과 함께 천성산의 4대계곡으로 불려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발길마다 이어지는 아름다운 소(沼)와 담(潭), 반석(盤石) 그 위로 펼쳐지는 천성산 공룡능선과 수십 질 낭떠러지, 금방이라도 굴러 내려올 것 같은 바위 등은 이 곳 산하동 계곡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이렇게 물길을 번갈아가며 이어지는 호젓한 하산 길은 노전암까지 2km쯤 이어진다.

   
▲ 정족산에서 바라본 무제치늪

# 부처님께 올리는 음식을 만드는 절 노전암
노전암(爐殿庵)은 부처님께 올리는 음식을 만드는 절로, 창건 이후의 역사에 대하여는 자세히 전해지 않고 조선후기 순조 재위 (1800~1834)때 태희선사가 중건하였다고 하며 경내에는 경남 유형문화재 제202호 지정된 조선후기의 대웅전이 있었으나 2014년 화재로 전소되었다.

 노전암에서 내원사 주차장까지는 비포장도로로 이어져 있으며, 노전암(爐殿庵)아래 산하마을은 그린벨트 보호법에 따라 손을 대지 못해 페허 형태로 보존돼 있다. 대문들이 모두 굳게 닫혀있고 대부분 집주인은 이곳 노전암 소유라 한다. 노전암 직전 왼쪽 계곡을 내려서면서는 산하동계곡의 상류에서 느껴오던 경관과는 또 다른 비경이 시작된다. 암반과 자그마한 폭포와 담이 어우러지고, 수려하면서도 자연미 넘치는 골짜기를 따라 내려오노라면 계곡은 점점 폭이 넓어지고, 깊이를 더해간다. 계곡물은 성불암과 노전암 갈림길에서 합수되어 절정을 이루다가 두 번째 화장실 옆으로는 수영장을 방불하리. 만큼이나 수량이 풍부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연거푸 탄성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렇듯 노전암에서 20여분쯤 주변의 경관에 한눈을 팔면서 쉬엄쉬엄 내려오다 보니 해는 어느덧 서산으로 기울고 주차장 위 마지막 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다리 밑에는 제법 큰 물고기가 헤엄치며 놀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맑은 물속 위로 내 모습을 비추어보면서 무문혜개 선사의 선시(禪時)를 음미해본다.

춘유백화 추유월(春有百花秋有月) 
봄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하고 가을에는 밝은 달빛이 있다.
하유랑풍동유설(夏有랑風冬有雪)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흰 눈이 내린다.
약무한사괘심두(若無閑事掛心頭) 
만약 부질없는 일로 가슴을 졸이지 않으면
변시인간괘심두(便是人間好時節) 
인간의 좋은 시절은 바로 그것이라네.
 
자연과 인간이 물아일체(物我一體)되어 오늘하루 이산저산을 누비며 부질없는 생각은 가슴에서 떨쳐내고, 산신각에 들러 신령님께 참배하고 오늘산행을 마무리한다. (끝)

 

□ 산행코스
내원사 주차장 → 성불암과 노전암 갈림길 → 악우대 → 성불폭포 → 짚북재 → 계곡합수점 → 대성골초입 → 대성암(원통전) → 무제치늪입구(낙동정맥과 남암지맥 갈림길) → 용바위 → 정족산 → 대성암 → 안적암 → 조계암 → 정골(초입) → 계곡합수점 → 노전암 → 내원사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5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 내원사입장료
어른 2,000원, 청소년 1,300원, 초등학생 1,000원. 주차료(당일 기준) 대형 5,000원, 소형 2,000원. 매표소 전화 055-374-6465. 양산시내에서 내원사까지 택시요금은 15,000원 정도.
 산악인·중앙농협 신복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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