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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계절과 비옥한 토지, 풍부한 수자원이 있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살기 좋은 나라로 손꼽힌다. 하지만 최근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환경오염 문제와 이상기온 현상이 발생하며 점차 물 부족국가로 진입하고 있다.
 실제로 매년 갈수기에 접어들면 저수지의 수면이 낮아지고, 한여름에는 비상급수와 순환 단수가 실시되는 등 크고 작은 물 부족 문제들이 곳곳에서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흐르는 빗물도 수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버려지는 빗물을 저장탱크에 모아 재활용하는 시설인 빗물저금통이 주목받고 있다.

 빗물이 단지 재해방지라는 소극적 차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모든 수자원의 근원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예전부터 '물'쓰듯이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 만큼 물은 흔한 자원으로 생각되어 왔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았다는 말을 듣고 웃을 때만 해도 돈을 주고 물을 사먹는 날이 올 줄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물 대란이 올 것이라 예상되는 만큼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사전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OECD 발표에 따르면 34개국 회원국 중 물 부족이 가장 심각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으며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선진국의 경우 강수량의 40%를 담수하여 활용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26%만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 부족에 대비하여 유럽에서는 빗물을 소방용수와 정원수, 청소용수, 화장실 정하수 등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저장시설 설치에 예산을 적극 투자하고 홍보하고 있으며 타 지자체의 빗물 이용 사례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서울 광진구는 2006년부터 주상복합건물에 3,000톤의 빗물저장시설을, 그리고 월드컵 경기장들도 지붕면이나 운동장 바닥, 부지면에 흐르는 빗물을 모아 잔디 살수용, 소방용수로 이용하고 있다.
 경남 고성군도 2012년 공룡 세계엑스포를 개최하면서 빗물 체험관과 빗물 이용시스템과 연계한 엑스포 홍보활동 등을 추진해 사회적 참여 분위기를 조성했다.

 수원시는 이미 동 주민센터 및 다가구 주택 등 빗물 저금통 12개소를 설치해 좋은 반응을 얻음으로써 앞으로 점차적인 확대를 위해 신청주민에게 설치비의 90%를 지원해주는 다양한 시책을 펼치고 있다.
 이렇듯 빗물 재활용을 통해 분수, 공용 화장실 용수, 잔디 살수용, 정원용수, 소방용수, 비상용수 등으로 활용하고 나아가 물 부족을 해소하고 하수도 부하를 경감시킬 수 있다. 또 상수도 사용량을 감소시켜 공공요금을 줄일 것은 물론 재난방지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빗물 재활용에 대한 국내·외 사례를 참고해 두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 빗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다.
 많은 사람들이 빗물을 더럽고 해로운 존재로 생각하지만 관리만 잘한다면 가정과 지역에서 소중한 자원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한 에너지 자원인만큼 빗물의 수질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없애야 할 것이다. 빗물 관리는 자원 재활용뿐만 아니라 지구 온난화에 대비하고 침수피해 예방 등을 위해서라도 그 필요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홍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빗물 재활용 확산을 위해 울산시와 남구에서 관리하는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빗물저금통을 우선 설치 운영해 점차적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다.

 빗물 재이용은 민간의 역할과 함께 공공이 우선되어야 한다. 주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청사에 시범적으로 빗물 저금통을 설치 운영해 효과적인 이용 사례를 널리 전파, 시민들에게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빗물을 재활용하는 빗물저금통은 자원절약을 실천하는 가장 경제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다. 전기나 화석연료와 마찬가지로 수자원의 소중함을 다시금 기억하면서 빗물저금통으로 에너지 절약은 물론 환경보호 효과까지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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