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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로마제국이 지중해 인근지역을 모두 제패하여 더 이상 정복전쟁을 할 나라가 존재하지 않게 되어, 이민족(異民族)의 침입이 없었던 기원전 1세기 말부터 약 200년간을 로마의 평화시대 '팍스 로마나(Pax Romana)'라 부른다.
 이 시기 로마에는 국내 치안이 잘 확립되어 교통·물자의 교류도 활발하였고, 제국 내의 각지에서 도시가 번영 발전하는 평화를 구가했다.

 이후, 학자들은 이 용어를 차용하여 제국주의 시대에 영국의 세계지배를 일컬어 팍스 브리타니카(Pax Britannica)라 불렀다.
 20세기 이후 미국이 세계 정치·경제를 주도하는 시대를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로 불렀다.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때 막강한 경제력을 앞세워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했던 일본을 빗대어 팍스 자포니카(Pax Japonica)란 말이 사용되기도 했다.
 최근 21세기는 거대한 인구와 경제 규모를 앞세운 중국이 세계무대에 전면 등장하여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하여 팍스 시니카(Pax Sinica)라 불리기도 한다.
 1960년대부터 우리시는 우리나라의 놀랄만한 경제발전을 이끌어 왔다.
 울산 경제가 호황을 누릴 때는 국내 경제 역시 호황이었고, 울산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한국 경제 역시 어려운 시기였다.

 즉 우리나라 근현대 경제사의 주인공은 바로 울산이며, 울산이 지배해 온 울산의 평화시대 '팍스 울산나(Pax Ulsana)' 였다.
 예일 대학교 역사학 교수 폴 케네디(P. Kennedy)는 '강대국의 흥망'이란 책에서 수많은 강대국들이 등장하고 쇠퇴하는 과정을 경제력과 군사력이라는 2가지 요인을 중심으로 집중 분석하였다.
 그 결과 그는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경제력과 군사력이 균형 있게 잘 짜인 나라가 세계에서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문명사학자 토인비(A. Toynbee)는 하나의 문명이 탄생하고 발전한 후,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창조적이고 발전적인 새로움을 추구해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즉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들이 끊임없이 등장하여 새로운 도전에 응전을 이루어 냄으로써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들 세계적 석학의 주장을 바탕으로 볼 때특정 분야에 과도하게 몰입하기 보다는 다양성을 적절하게 추구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국제적 경제변화와 기업환경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연구·도전하려는 진취적인 마음가짐을 울산 구성원 모두가 가진다면 발전의 중요한 자산이 형성되리라고 본다.
 이러한 토대를 바탕으로 창조적 소수에 해당하는 인물들이 속속 등장하여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나간다면 '팍스 울산나' 시대가 오래도록 계속될 것이라 확신하며, 또 그렇게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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