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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내에 학교를 지을 수 있는 길이 막혀 울산시교육청에 비상이 걸렸다. 저출산 기조를 감안해 기존 학교를 이전하는 방식의 대체신설까지만 허용해왔던 교육부가 갑자기 신설 중단을 선언해 버린 탓이다. 이 바람에 현재 1만2,000세대의 공동주택이 곳곳에서 건립되고 있는 북구는 자칫 학교 없는 도시를 걱정해야할 판국에 놓였다. 학교 공급이 최대 위기를 맞은 울산교육의 현주소를 두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22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북구 호계매곡지구 내에 추진되고 있는 (가칭)'제2호계초등학교'의 적기 설립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교육부가 저출산과 재정긴축을 이유로 학교 신설을 불허하는 바람에 1년 이나 설립 계획이 지연돼버린 탓이다.  

 시교육청은 초등학교부터 짓기위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총 4회의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요청했으나 줄줄이 재검토 판정을 받았다.

 통상 2년이 걸리는 학교 설립 기간을 감안할 때 학생 수용 대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2008년 112월 착공해 2018년 11월 사업 완료를 앞두고 있는 호계 매곡 지구는 당장 내년 말부터 입주에 들어간다. 

 계획 세대는 총 4,509세대(공동2,462·단독2,047세대)로, 1,156명의 초등학생이 이주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도 중투위는 막판까지 이 많은 인원을 인근 학교로 분산배치하라는 견해만 내놓았다.
 그러나 여건상 분산배치는 불가능하다.

 반경 2km내에 호계초·매산초·매곡초·동대초·신천초·농소초 총 6곳의 초등학교가 있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농소초가 교실 증축이 가능하고 교실도 7개실이 비지만 초등학생 분산대상 학교로는 적정치 않다. 거리가 2.1km 나 떨어져 있고 통학시간이 32분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 추가 수용이 가능한 학교는 호계초 한 곳 뿐이다. 나머지는 이미 과대·과밀을 이루고 있어 오히려 분산이 가능한 인근 학교 추가 신설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호계초 역시 이주 학생들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역부족이다.
 초등학교 급당 적정 학생수는 26명으로, 개발 지구 내 학생들을 모두 수용하려면 61학급이 필요하다.
 당초 41학급으로 지어진 호계초는 현재 18학급이 운영되고 있어 추가 수용이 가능한 학급 수는 23학급에 불과하다.

 때문에 개발지구 학생들을 억지로 밀어넣을 경우 급당 학생수가 현재 22.9명에서 38.1명까지 치솟게 돼 과밀학급이 불가피해진다.
 게다가 1km 떨어진 이 학교로 통학하려면 학생들이 8차선 대로를 횡단해야하고, 개발지구 정비에 따른 안전사고 등도 무릅써야한다.

 시교육청은 교육여건이 열악해지고 대규모 민원이 우려되는 만큼 분산배치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기존학교를 인구가 이동하는 쪽으로 이전해 다시 짓는 방식을 허용해왔던 교육부가 갑자기 신설 불허 방침 쪽으로 입장을 바꿔버리는 바람에 고충을 겪고 있다"며 "호계매곡지구에는 초중고교를 1곳씩 짓기 위해 3개의 부지를 시설결정해 놓은 상태로 교육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사실상 수용대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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