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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경기침체로 학교법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바람에 사립학교들이 사상 유례없는 재정 위기를 맞고 있다.

등록금 동결에 학생수 줄어 학교마다 재정결함보조금 늘어
공적자금 지원 끊긴 자율형사립고 2곳은 존폐 위기 내몰려
자구책으로 13년만에 등록금 인상·일반고 전환까지 고려


 특히 기업이 운영하는 '자사고'는 정부의 지원까지 일체 끊기는 바람에 벼랑끝에 몰렸다.
 28일 울산시교육청과 지역내 학교법인 등에 따르면 울산에서는 총 19곳(장애인학교 2곳 포함)의 사립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시교육청이 인건비 및 운영비 등으로 지원한 재정결함보조금은 지난 2014년 663억3,450만원에서 2015년 673억4,160만원, 올해 676억3,500만원으로 늘어나고 있다.
 등록금은 동결된 상태에서 학생수는 줄고 이율하락에 따라 수익용재산(현금)의 마진도 축소된 것이 배경이다. 때문에 학교는 매년 상승하는 인건비 조차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별로는 성광여고가 40억6,200만원에서 42억7,000만원, 44억800만원 순으로 매년 2억씩 더 증가했다.
 우신고 역시 42억800만원이었다가 44억1,800만원, 47억3,200만원으로 3년간 지원금이 5억원 이상 늘어났다.

 현대공업고는 45억9,700만원에서 52억9,000만원, 59억3,500만원 등으로 같은 기간 14억원에 달하는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공적자금 지원이 없는 현대청운고, 성신고 등 2곳의 자율형사립고는 최대 위기에 몰렸다.
 그동안 든든한 모기업에 의존해 학교재정을 충당해왔던 이들 학교는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게다가 연간 1억원에 해당되는 일부 비정규직 등의 인건비가 올해 전면 중단되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최악의 불황에 빠진 현대중공업 산하 현대청운고는 조선경기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해 자구책으로 등록금을 올렸다.
 등록금은 자율형사립고의 전신격인 '자립형사립고'로 지난 2003년 지정된 이후 13년 만에 인상됐다.
 2014년 일반고(1급지 138만원)의 두배인 277만원이었던 수업료(연간)를 2.5배인 346만 원으로 조정한 것이다.
 정부의 지원금이 모두 끊겼지만 모기업의 전출금은 올해도 여전히 36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성신고는 아예 일반고로 다시 전환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해까지 415만원이었던 수업료를 올해 436만원으로 인상했다.
 이는 일반고의 3배 수준으로, 자사고가 받을 수 있는 최대치를 모두 채운 상태다.
 시멘트 제조회사이자 모기업인 성신양회의 경영애로로 어려움을 겪던 이 학교는 올해부터 다시 5년간 자율형사립고로 재지정됐다.

 이 과정에서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일반고로 되돌아가는 고려했지만 까다로운 자사고 해제 절차를 이행하지 못해 한차례 더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성신양회는 학교법인 성신학원 측에 2억 2,800만원 수준의 전출금을 지원하다가 지난해에는 7억 3,800만원으로 올렸다.

 올해 재정여건이 악화되자 이사장이 사비를 털어 막판위기를 넘졌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6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대학원 관계자는 "현정부 들어 지원로가 아예 막히면서 학교의 여건이 그야말로 최악이다"며 "정원을 늘려 수익을 높이거나 등록금을 인상하려해도 너무 민감한 사안이어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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