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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의 신불산 노선이 백지화된 후 새 노선으로 사실상 확정된 간월재 노선의 경제성에 회의론이 일고 있다.
 하지만 울산시와 울주군이 사업성에 대한 사전 검증을 생략한 채 성급하게 기반사업을 추진하는 바람에 다른 대안노선의 선택 여지를 예초부터 없애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무려 5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임에도 아직 중앙투융자심사도 받지 않았다. 또 사업 경제성 검증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는 국비가 지원되지 않는 순수 지방비 사업이라는 이유로 아예 대상에도 끼지 못했다.
 27일 울산시와 울주군에 따르면 신불산 노선 폐지 이후 대안노선으로 지목된 간월재 노선에 대한 연구용역 추진과 함께 7월 말께 군립공원위원회를 열어 이 노선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새 노선(연장 1.85㎞)은 기존 신불산 노선(2.46㎞)에 비해 길이가 짧아 전체 사업비는 588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시와 군은 다음달 새 노선이 확정되면 곧 바로 허가청인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환경영향평가 협의에 들어가 올 연말까지 협의와 사업 인허가 절차를 끝내고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낙동강환경청의 불허로 신불산 노선을 폐지한 뒤 다른 노선에는 눈을 돌릴 틈도 없이 간월재 노선을 확정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일사천리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시와 군이 이처럼 간월재 노선에 목을 메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케이블카 하부정류장의 위치를 예초부터 신불산 아래 건립한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로 못박아 놓았기 때문이다.
 총사업비 300억원을 투입, 영화관과 산악테마전시실, 벽천폭포, 국제클라이밍센터, 산악구조센터 등을 갖춰 지난해 10월 개관한 복합월컴센터가 500억원짜리인 케이불카 사업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이 시설은 당초 지난 2012년 사업계획 단계부터 신불산 케이불카의 하부정류장으로 활용한다는 전제 하에 건립됐다.
 따라서 이제와서 노선을 다른 곳으로 옳길 경우 복합웰컴센터는 애물단지로 전락,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현재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
 케이불카 사업의 승패가 달린 조망권 확보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대안노선으론 적절치 않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시와 군이 간월재 노선을 고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사업의 문제점은 노선 문제뿐만 아니다. 시민 혈세 500억원이 들어가는 대형사업임에도 사업 타당성과 경제성을 검증하기 위한 절차는 전혀 없었다.
 무리한 지방재정사업을 차단하기 위한 정부의 견제장치인 중앙투융자심사는 사업허가 신청을 한달여 앞둔 현재까지도 받지 않았다.
 울주군은 사업 환경영향평가를 끝낸 뒤 올 연말께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형사업의 경제성을 사전 검증하는 예비타당성 조사는 아예 대상에서 제외돼 받지 않아도 된다.

 국비가 50% 이상 투입되는 사업이라야 하는데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은 시비와 군비 각각 50% 부담하는 순수 지방재정사업이기 때문이다.
 울산 시민의 최대 관심사업이 제대로 된 타당성 검토도 없이 단체장의 판단과 찬성 여론에 떠밀려 그야말로 주먹구구 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울산을 산악관관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중추 사업인 케이불카 노선은 형식적인 용역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공공기관에 맡겨 철저한 경제성 검토를 거쳐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울주군 관계자는 "하부정류장을 복합웰컴센터로 결정한 것은 토지매입비용과 진입로, 주차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면서 "지금은 하부정류장의 위치 변경을 염두에 둔 노선 조정은 검토할 단계를 이미 넘어섰고, 또 돌이킬 수도 없다"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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