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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자가운전으로 출근을 하다가 모처럼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했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하다 보니 운전을 할 때는 미처 보지 못한 출근길의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夏至)도 지난 시간, 서서히 여름이 그 본색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집을 나와 도로로 들어서니 거리를 청소하고 있는 미화원이 보인다.

 이 더운 여름, 그는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연방 수건으로 땀을 훔치고 있다. 그를 보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다시 앞을 보고 달리다 보니 지난 4월 벚꽃축제한마당 행사를 한 궁거랑 하천이 보인다.
 예전에는 더러운 물이 흘렸지만 지금은 그 물이 얼마나 깨끗해졌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다리에 힘을 주고 작은 오르막을 달리다 보니 능소화(凌宵花)가 바람에 한들한들 흔들리고 있었다.
 구중궁궐의 꽃인 능소화의 전설을 생각하며 언덕길을 넘는다.
 나무가 미세먼지를 흡수한다고 하는데 넓은 길 양쪽에는 가로수가 줄을 서 있어 도시에 나무가 많은 유럽의 어느 도시도 부럽지 않다.
 울산도 이제는 거리의 풍경이 아름다운 도시로 자리를 잡았음을 알 수가 있다. 
 보도블럭을 뚫고 나와 기어이 삶을 피우는 잡초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니 삶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어찌 우리의 삶이 소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누구나 한번 왔다가 가는 인생인데 단 하루도 헛되이 보낼 수가 있겠는가.
 문수산을 넘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히며 달리다가 하늘에 걸린 솔마루 하늘 길을 본다.
 저 다리는 하늘로 가는 다리일까를 생각해 보는데 그 길을 오르는 이들의 뒷모습이 정답다.
 그들을 보면서 '퇴근 후 나도 저 다리를 걸어 봐야지' 생각한다.
 차가 만들어지기 전에 우리들의 주요 이동수단은 무엇이었을까?

 아마 자신의 두 다리로 이동하는 것이리라. 필자는 평소에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모든 건강운동 중에 가장 으뜸인 것이 걷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걷는 것은 언제 어디서든지 손쉽게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최근에는 건강을 위해서 걷기 운동이 일어났지만 걷는 것은 조그만 시간을 내면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걷는 것의 중요성을 알기에 걷기지도자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걷는 것에 이어서 달리는 것도 있다. 마라톤의 열풍이 휘몰아칠 때 필자 역시 그 속에 빠졌다. 주로 뛰는 종목은 하프였다.

 뒤돌아보니 하프코스를 한 40여회 뛰었다.
 풀코스는 경주동아마라톤에서 완주한 것이 첫 기록으로 남아 있지만 마라톤 또한 내가 좋아하는 운동이다.
 걷는 것과 달리는 것은 다른 기계의 도움이 없이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만 하는 운동이라 자신의 체력을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운동이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자전거를 몰래 타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자전거와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고 보니 차가 없을 때는 걷기와 달리기, 자전거 등이 주요 이동수단이었다.
 가끔은 차가 없어도 사는데 큰 불편이 없는 그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우리는 늘 바쁘게 산다. 하루하루는 주마간산(走馬看山)처럼 지나간다.
 무엇이 그렇게 바쁠까. 언젠가 자신의 삶에 대해 후회 하지 않도록 자주 자신의 삶을 되돌아 봐야 한다.
 그래서 자신이 똑바로 가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삶에 여유가 있으려면 이제 차에서 내려 천천히 주위를 둘려 보면서 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영혼은 늘 뒤처진다. 말을 타고 달리다 잠시 멈추어서 뒤 따라오는 영혼을 기다리는 인디언처럼 몸과 영혼이 함께 하는 삶을 살도록 해야 한다. 그런 생각은 순전히 자전거를 타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시간, 모처럼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길에서 새로운 풍경을 보게 된 것은 자전거가 나에게 준 또 다른 기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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