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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생후 15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다. 돌 전후로 걷기 시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뛰어다니고 온 집을 헤집고 다니는 통에 정신이 없다.

너무 활동적이거나 내성적인 아이
단점아닌 장점이라고 생각바꾸면
행복하고 올바른 성장 도울수있어


 늘 전쟁 같은 하루를 치르면서 아이가 좀 더 얌전했으면 하는 생각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떼를 쓰거나 뻗대는 경우도 다반사여서 그런 부분들을 모두 감당하다 보면 아이는 기력이 팔팔한데 필자는 오후 서너 시만 되어도 체력이 고갈된다. 그 시간부터 아이가 잠들기 까지는 정신력으로 버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렇게 과도하게 활발한 아이를 키우며 하루하루 지쳐가고 있었다.

 13개월이 지나갈 무렵, 활발한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문화센터 수업을 수강하게 되었다. 이 수업은 신체활동이 많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어 아이들이 수업을 신나게 즐기고 집에 와서 낮잠을 푹 잔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수업 있는 날 하루만큼은 아이도 좋아하고 집에서도 낮잠을 잘 잔다는 생각에 내심 기쁘고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일장춘몽일 뿐 이었다.

 문화센터 첫 수업에서는 아이를 내려놓자마자 울기 시작했다. 선생님께서 다가와서 달래주면 소스라치듯 놀라며 겁을 냈다. 다른 친구들은 활발하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우리 아이만 유독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되기도 하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그렇게 첫 번째 수업이 끝나고 두 번째 수업시간이 다가왔다. 첫 수업은 낯을 가려서 그런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편한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했는데 두 번째도 첫 수업과 다를 바 없었다. 엄마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애를 쓰고 억지로 떼어놓으면 울기 시작했다. 점점 나아지겠지 라고 생각에 반신반의 하며 세 번째 수업에 참여했는데 역시 엄마랑 떨어지지 않겠다고 악을 쓰고 친구들에게 데려다 놓으면 다른 아이들을 피하며 다시 엄마를 부르며 달려왔다.

 앞서 언급한 상황처럼 아이가 활발하면 활발한 대로, 낯가림이 심하면 또 그 나름대로의 걱정이 생기는 것이 부모 마음이다.
 여기서 떠오르는 옛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 속에는 우산장사를 하는 아들과 짚신장사를 하는 두 아들을 둔 노모가 등장한다. 비가 오면 짚신장사를 하는 아들걱정, 맑은 날이면 우산장사를 하는 아들을 걱정한다.
 그러던 어느 날 걱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이 잘 팔려서 기쁠 것이고 맑은 날에는 짚신이 잘 팔려서 기쁠 것이라고.

 육아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어떤 부모든 큰 걱정거리건 사소한 걱정이건 자녀의 문제에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활발한 아이의 성격은 육아를 힘들게 하지만 아이가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낯가림이 심한 부분도 아이가 사람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능력이 발달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지인들 가운데 자녀가 내성적이어서 걱정인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외향적인 성격이 우리사회에서 더 인정받고 있지만 내성적인 아이들의 장점도 존재한다. 집중을 잘 하고 꼼꼼하다는 점이다.

 부모들이 아이의 단점이라 여기는 부분들을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도록 생각해 보아야할 것이다. 더불어 아이의 성향을 대중적인 잣대에 맞게 바꾸려 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고 사랑해 준다면 현재보다 더욱 자존감을 가지고 행복하고 올바르게 성잘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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