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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통계청은 작년 10월 기준 우리나라 1인 가구가 511만으로 전체 가구 1,877만 가구의 27.2%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10집 가운데 3집은 1인 가구라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도 1인 가구가 7,442만 가구로 전체의 16%를 차지한다고 하니, 1인 가구 증가는 전 세계적 추세인 것 같다.
 여기서 1인 가구라 함은 그야말로 온전히 혼자 사는 세대주를 말하며, 나홀로소비족, 포미족, 덕후족, 반려동물족, 혼밥족, 혼술족 등 1인가구를 지칭하는 신조어들도 많이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활황기였던 1990년대 초중반에는 화려한 1인 가구(싱글)에 대한 담론이 활발하였으며, 미래의 대안적 가족형태로 부각되기도 했다. 반면 2010년대 들어서면서 사회적 국가적 복지 차원에서 정책적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대상으로 어두운 1인 가구에 대한 이야기가 논의되고 있다.
 먼저 우리나라 1인 가구 증가 추세는 어떤지 살펴보자. 전체 가구 중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980년 4.8%에서 2000년에는 15.5%, 2010년에는 23.9%, 2015년 27.2%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31.3%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을까? 미혼 여성의 7.7%만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52.4%는 결혼을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고 답변할 정도로 요즘 젊은 세대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를 들 수 있다. 또한 청년 실업 증가 등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미혼 증가 및 독거노인 세대와 이혼의 증가, 개인주의 확산 등을 꼽을 수 있다.

 다음은 1인 가구의 장점에 대해서 알아보자.
 자발적 1인 가구의 경우 무엇보다도 독립성 확보이다. 즉 일상생활을 부모나 주위 사람들의 간섭 없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으며, 행동에 통제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 이러한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우리 사회는 지금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산업 전반과 우리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모든 면에서 새로운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전자업계의 경우 소형화와 다기능화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육아 가정의 경우 아기 빨래를 자주 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여 미니세탁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시장의 급성장을 들 수 있다. 햇반 컵밥, 사골미역국밥, 상하이 짬뽕밥, 피코크, 1인용 보쌈 도시락, 미니 초밥 등이 대표적 사례이며, 2010년 7,700억원에서 작년에는 1조 5,000억원, 2016년에는 2조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공중파 방송에서는'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고, 어느 여행업체에 의하면 작년 전체 여행객의 36%가 나 홀로 여행객이며, 혼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동전(코인)노래방도 성업 중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초소형 아파트의 거래와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1인 가구의 생활에 적합한 오피스텔이 각광을 받고 있다. 주방기구 생산업계에서도 1인 가구에 유용한 아이템을 망라하는 싱글기획전을 열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편의점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500㎖와 2ℓ 생수병 대신에 1인 가구에 적합한 1ℓ 생수병이 출시되는 것도 좋은 사례 중 하나이다. 인구 측면에서 보면 고령의 1인 가구 증가이다. 배우자와의 사별 또는 황혼 이혼의 증가와 생애미혼율 증가 등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중 혼자 사는 인구는 132만명으로 전체 노인의 20%수준이나 된다. 노후의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봉사 등과 같은 의미 있는 일과 자신에게 맞는 취미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의료비 마련을 위한 실비보험 가입도 필수적이고, 가급적 병원과 문화시설이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1인 가구로 산다는 것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외로움이 아닐까. 자유롭고 편안한 혼자만의 생활을 언제까지 누릴 수는 없다. 경제적 문제와 질병 등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욱 큰 어려움으로 다가 올 것이다.
 1인 가구 전성시대에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최근 상영된 영화 '굿바이 싱글'이 던져주는 메시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1인분은 안돼요'라고 외치던 시대는 가고 이제는 '1인분이 통하는'시대에 살고 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수박을 먹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우던 한 여름 밤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어 아쉽지만, 이러한 사회적 추세 변화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현대사회를 슬기롭게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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