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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재개발조합이 학교를 건립한 뒤 이를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던 '복산초등학교 대체신설' 사업이 이해당사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교착상태에 빠졌다. 처음 열린 설명회에서 학부모, 교사, 동창회, 주민들은 강력히 대응할 것을 표명하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20일 울산시교육청은 중구 복산초등학교 다목적 교실에서 '복산초등학교 이설 설명회'를 가졌다. 설명회에는 학부모, 교사, 동창회,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중구 B-05(복산동)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에 포함된 복산초를 정비구역 가장자리에서 중심부로 옮겨짓는 사업을 알리는 자리였다.

 이를 위해 내년 3월부터 새학교가 개교하는 2020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휴교하고, 대신 학생들을 인근 양사초와 함월초에 각각 분산수용한다는 것이 설명회의 골자였다.  시교육청과 조합측의 이같은 설명이 끝나기가 무섭게 학부모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일부에서는 고성까지 오가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복산초 학부모들은 "그동안 한 차례의 공청회도 없이 진행돼온 밀실행정 때문에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학생들이 분산배치될 경우 통학거리가 멀어지고, 제각각 흩어져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면 부적응에도 시달릴 수 있다는 주장에서다. 이중 정비구역내에 있으면서 재개발 대상에서 제척된 평창 아파트의 경우 공사판을 지나야하기 때문에 통학로 안전문제가 심각하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특히 복산초 이설사업이 특수한 경우에 해당되는 만큼, 성사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학생부터 내보낸다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희 복산초 학부모 회장은 "상식적으로 학교를 먼저 짓고 학생들을 옮겨야하는 것 아니냐"며 "당장 올해말 학교부터 철거한다는 소식을 듣고 날벼락 맞은 기분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공공기관도 아니고 일반사조직인 조합이 학교를 옮겨짓는다면서, 공청회 한번 없다가 철거가 코앞에 닥치자 일방적으로 통보를 당하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휴교 계획을 백지화하지 않을 경우 실력행사도 불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사들의 반감도 높았다. 이 학교 교직원원 32명으로, 당장 내년 상반기 전원 인사조치가 불가피하다.
 이 학교 박현옥 교사는 "학교 대체신설은 며칠전 재개발에 따른 학교 이설관련 언론보도를 접한 뒤에야 알게됐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그 후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사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교육청의 통보를 뒤늦게 받게됐다"며 막막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조합측은 이미 법적 절차를 거쳐 진행되는 사업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전성대 조합장은 "대통령령에 의해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고 복산초는 지난 2008년 이미 학교부지에서 해제된 상태여서 더이상 운영이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 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제기된 의견을 관련지자체인 중구청과 사업주체인 조합측과 함께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자리를 마무리했다.

 지난 1938년에 개교 복산초(14학급)는 노후화된 학교로, 조합측은 개발지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32학급으로 옮겨지은 뒤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교육재정을 투입하지 않고 도심내 열악한 학교 시설을 개선하면서 160억원의 재정 확충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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