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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에게 좋은 부모이고 싶을 것이다. 필자 역시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 4살배기 남자아이 그리고 8월이면 태어날 둘째를 가진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장이다.
 그런데 아이가 하나면 그 아이에게 무조건 사랑해주고 잘 해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두 명의 아이가 될 텐데 지금의 사랑을 두 명의 아이에게 균등하게 나눠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두 명의 아이를 지금 한 아이에게 주었던 사랑만큼을 동일하게 나누는 것은 베풀 수 있는 사랑의 역량을 두 배로 늘려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바쁜 삶 속에서 솔직히 자신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언가를 배우고 자문을 구해야겠다고 고민하던 차 아내가 남구청의 '좋은 아버지 교실'을 추천해 주었다. 물론 두말없이 참석하겠다고 동의했다.
 그리고 첫 강의날, 설레임 반 긴장 반 들어선 회의실에는 정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필자 또래로 보이는 아버지부터 아버지 연세로 보이는 어르신까지 참석하신 분들의 다양한 연령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과연 이게 제대로 내가 신청해서 들어 온 것인지…' '아니 저 어르신은 왜 아직도 자식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려 하시는지…' 이런 의문에 사로 잡힌 채 첫 강의가 시작되었다.
 아주 현명해 보이는 강사님의 강연은 그런 의심을 사그라지게 해주었고, 강의가 마지막에 이를 때쯤 각자의 이름을 스스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명 한 명 이름을 말하고 각자의 참석 동기를 이야기하면서 묘한 동질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 회의실 문을 들어섰을 때의 당혹감은 점차 사라졌다.

 이제 여기 모인 이들은 모두 아버지로서 자리했고, 연령에 상관없이 자식에 대한 사랑이 여기에 모이게 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강한 동질감이 생겼다. 나의 아이가 할아버지가 되어도 그 아이는 나의 아이란 건 변치 않을 진실이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을 무엇으로 저울질 할 수 있을까? 내 아이를 사랑하고 좋은 아버지가 되고픈 마음 앞에서는 나이도 중요치 않는 것이다.

 길게만 느껴졌던 4주차 강의도 마무리 돼가고 있다. 그동안 아버지로서 노력하는 분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서 큰 뉘우침을 가지게 되었다.
 좋은 아버지가 되는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이 노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버지 역시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노력을 통해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론적인 기술이 아닌, 아이가 성장하면서 아버지도 성장하고 늘 아이에게 다가서려는 노력. 이것이 이번 강연에 참석하면서 느낀 뉘우침이다.
 그래서 지금의 기억을 잘 간직해 늘 노력하는 아버지가 되고싶다.
 끝으로 그동안 좋은 강의로 수고해 주신 강사님과 좋은 강의를 들을 수 있게 준비한 남구청에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주변을 보면 아직도 많은 아버지들이 육아를 어머니의 몫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많은 아버지들이 꼭 남구청이 아니라도 요즘 여러 곳에서 진행하는 아버지 교실을 수강하길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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