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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센터'에 대해 생각하면 수영, 헬스, 탁구 등 회원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장소로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필자도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고 체육센터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시설적인 부분에만 중점을 두고 근무했다.
 지난 2015년 1월 체육센터 기본 현황에 등록된 월 수강생 숫자를 보면 2,000명 가량이다. 늘 보는 수치인데 이상하게 의미 있게 전달되는 것이었다. 다른 의미로 생각해 보면 1일 이용 주민이 2,000여 명이 되는 것이다.

 북구 공공시설 중 '이렇게 많은 주민이 방문하는 곳이 있는가?'라고 의문을 던졌을 때 그 의미는 더 크게 다가왔고 지금까지 근무하는 패턴과 사고를 바꿔야겠다는 자기 다짐이 생겼다.
 그렇다면 '체육센터'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는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그 결과 체육센터는 단순히 운동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구민들이 건강한 삶을 생산하고 주민 간 활발한 교류를 통해 '체육센터 공동체'가 형성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체육센터 운영 방향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형상화시켰다.
 우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체육센터의 역할인 이용객에 대한 불편함이 없도록 시설, 장비, 강습 등 기본적인 시스템 개선과 에너지 낭비 요인을 찾아 절감하는 즉 하드웨어 부분이다.
 그 다음은 이용하는 주민 스스로 공동체 의식을 높여 다문화, 노인, 청소년, 장애인 등 취약계층과 함께 건강한 북구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공간인 소프트웨어 부분의 역할 제공에 목표를 두었다.

 이런 목표를 위해 우선 직원들과 수 차례 아이디어 회의를 거치고 선진지 벤치마킹을 통해 적용 가능한 분야별 실천목록을 정하고 추진한 결과, 전기 4.5%, 수도 18.5%, 가스 8%로 사용량을 줄여 2015년도에는 전년대비 공공요금 7,500만 원을 절감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 성과의 중심에는 주민이 있었다. 공공요금 절약 동참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결과이며 주인의식의 발로였다.
 다음은 '체육센터 공동체' 실현 부분이다. 공동체란 운명이나 생활, 목적 등을 같이하는 사람의 조직체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요즘 공동체를 말하는 것은 시대를 거스르는 사고라고 할 수도 있다.
 돌아보면 어릴 적 마을 사람들은 항상 '내'가 아닌 '우리'를 먼저 내세웠다.
 물질적으로는 부족했지만 그러한 생활이 지금도 생각하면 행복감에 젖어들게 하는데 이는 운명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이런 공동체 생활을 체육센터에 접목하고자 여러 가지 시도를 했고, 그 성과는 예상 밖의 결과를 얻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실천으로 옮긴 것이 2011년 결성된 수영동호회 '헤엄 벗'의 재능기부 활동이다.
 연암 꾸러기 지역아동센터 아동 20명에게 월 1회 수영강습을 올해 1월부터 하고 있다. 재능기부 뿐만 아니라 아동에게 수영복, 수경 등 200만 원 상당의 물품도 기부했다.
 서먹한 것도 잠시 지금은 아이들이 헤엄 벗 회원들에게 "아저씨 우리와 같이 더 놀다 가면 안 돼요?"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헤엄 벗 회원들은 "우리가 더 행복해져요" 하면서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러면서 스스로 '사랑 나눔 봉사활동'이라고 말한다.
 이어 '국민체육센터 바다 수영동호회'가 매월 1회 강동해변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4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두 번째로 세월호 사고 이후 생존수영에 대한 구민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을 무렵 체육센터의 역할이 분명 있었다.
 초등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2015년 8월 생존수영 교실을 운영했다.
 평일 수영강습이 꽉 짜인 탓에 체육센터 휴관 일인 월요일에 운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역사회 수요에 대한 체육센터 역할이 필요하다고 공감을 했고 직원과 강사 모두 흔쾌히 협조와 동의가 있었다.

 세 번째로는 다문화, 노인, 청소년,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해 수년째 수영강습을 하고 있다.
 수입적인 측면만 본다면 실천하기 힘들다. 그러나 체육센터, 더 나아가 '북구는 한 공동체'라는 사고로 접근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체육센터의 역할이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분명해진다.
 건강은 육체적인 것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함께 추구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당연히 활력이 넘친다.
 이런 에너지가 체육센터에서 생산되어 북구 전체가 건강해지고 건강한 공동체가 활성화되어 구민의 삶의 질이 더욱 높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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