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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 아기 머리맡에 대롱대롱 매달린 '모빌', 요것은 1930년대 추상미술이 등장하면서 움직이는 추상조각이 연원이 되는 것이다. 흔해 빠져서 예술 운운하기는 뭐하지만,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온 예술소재 중에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산업혁명 이후에 급속도로 산업기술이 발전하고 추상예술이 등장하는 시기인 1930년대, 유럽의 신진작가들은 동력이나 바람을 이용해 움직이는 조각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대표작가가 '알렉산더 칼더'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 당시 예술의 중심지인 파리로 건너가 추상예술을 하는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작업에 많은 영감을 얻었다. 철사로 만든 움직이는 칼더의 작품을 본 '마르셀 뒤샹'이 모빌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조각은 신이 가진 완벽한 몸을 재현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이것은 지옥문으로 유명한 '오귀스트 로뎅'이 등장하기 전까지 천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그리스 신화 '피그말리온'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라는 새로운 동력이 만들어지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기록할 수 있는 사진술이 등장하면서 그림도 마찬가지이지만 조각도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바로 1920~1930년대다. 인체를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목표에서 물질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연속된 움직임을 어떻게 포착할 수 있을까라는 목표로 바뀌는 순간에 칼더는 공기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아기들의 눈 운동에나 도움이 되는 모빌이라고 여겼던 것이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것이다.

 칼더는 새끼 손가락만한 모빌에서 거대한 야외조각까지 제작했다. 2층 높이의 탑이 매달린 모빌, 천장에 매달려 느릿느릿 움직이는 거대한 모빌은 정말 장관이다. 유명 미술관 조각공원이나 공공미술로 세계 곳곳에 어느 작가보다 많이 설치되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루이지애나미술관'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거대한 모빌이 세워져 있다. 아름다운 미술관이라고 손꼽는 미술관이다 .

▲ 덴마크 루이지애나미술관 조각공원에 설치된 알렉산더 칼더의 작품 .


 좋은 조각작품이란 조각가의 고통과 열정이 묻어있는 심오한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피카소가 카페에 앉아있는 것을 본 한 여성이 자신의 얼굴을 그려주면 값을 지불하겠다고 냅킨을 내밀었다. 피카소는 아무 말없이 펜으로 여자의 얼굴을 쓱쓱 순식간에 그려 내밀면서 엄청난 값을 불렀다. 그랬더니 여자는 그리는 데 채 일분도 걸리지 않았는데 너무 비싸다고 말하자, 피카소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그렇게 그리기까지는 내 평생을 바쳐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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