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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이 올해 실시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등산인구 중 45%가 트레킹을 선호했고 10년 내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산림정책으로는 '숲길조성·관리(32.1%)'를 꼽았다.
 숲길 트레킹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종전의 등정(登頂) 중심 산행 문화가 숲길을 걷는 문화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숲속 캠핑, 숲 놀이학교 등 숲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숲을 단순한 산림이 아닌 보고, 즐기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도시화에 따른 환경오염은 사람들을 숲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국립공원부터 수목원, 자연휴양림, 심지어 동네 뒷산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도시의 인공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새들이 노래하고 풀꽃, 나무향기 가득한 자연환경을 찾아가 새로운 힘을 얻고 재충전을 하려 한다.
 숲은 피톤치드라는 특유의 방향성 산림향을 배출해 우리 몸을 쾌적하게 한다.
 이와 동시에 벌레를 멸하는 방충, 유해한 세균을 제거하는 살균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미국 델라웨어대학 연구팀 연구결과에 따르면 숲을 바라보기만 해도 뇌 활동, 자율신경계, 면역기능 등 생리반응의 변화로 건강이 좋아지거나 병을 빨리 낫게 한다고 한다.

 이 같은 숲과 숲길에 대한 관심은 '숲길 조성'이라는 정책으로 이어졌다.
 숲길에는 산을 오르며 심신을 단련하는 등산로, 산림사업을 위해 만들어 놓은 임도를 활용해 산악자전거, 산악오토바이 등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레저 스포츠길, 길을 걷으며 지역의 역사문화를 체험하고 경관을 즐기며 건강을 증진하는 트레킹길 등이 있다.
 울산에도 이런 다양한 숲길이 조성돼 주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북구 염포동 일원에 트레킹길을 대표하는 '염포누리길'이 새로 생겼다.
 염포(鹽浦)는 한자로 '소금(鹽)'과 '포구(浦)'로 이뤄진 글자다.

 염포동은 세종 8년(1426) 부산포(釜山浦)와 경남 진해의 제포(薺浦)와 함께 일본인들에게 최초로 개방된 우리나라 3대 항구 가운데 하나다.
 무려 84년간 이들 삼포는 우리나라 유일의 대일 교역창구였다.
 이런 역사문화를 가진 염포동 일원에 조성된 염포누리길은 올해 개발제한구역 주민지원사업에 선정, 염포산 일대 산책로와 산림경관을 정비하고 전망대를 만드는 것으로 진행됐다.

 자연경관을 최대한 살린 자작나무길, 참나무길, 오리나무길 등은 특화된 산림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역사문화 스토리를 가진 염포항과 울산 12경 중 하나인 울산대교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염포누리 전망대는 여느 지역명소와 견줘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염포누리길 준공과 함께 주민들을 위한 누리길 걷기 행사도 열렸다.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걸을 수 있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많은 동네 주민들이 누리길을 찾았다.
 주민들은 누리길을 걸으며 숲 속 향기에 반했고, 전망대에서 한 눈에 보이는 삼포개항지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했다.

 전망대 근처에 만들어진 주민들의 소망걸이함도 소소한 즐거움을 더했다.
 숲은 물과 공기를 깨끗이 해 준다.
 숲이 주는 청량함이나 아름다움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의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숲의 공익적인 경제적 혜택은 GDP(국민총생산)의 8.5%인 약 126조 원에 달하며 국민 1명당 연간 249만 원의 산림혜택을 받는다고 한다.
 숲길은 혼자서도 좋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라도 좋다.
 비록 느린 걸음이지만 숲길이 행복을 발견하기 충분한 시간을 선사하리라 믿는다. 염포누리길이 문화·여가공간이 부족했던 이 일원 주민들에게 일상의 쉼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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