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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활에 때가 묻으면서 소위 '돈 잘버는 사람'들 무용담을 들어보면 8할 이상 같은 의견이다.
 법의 경계와 행정의 이중성을 잘 이용하는 것. 바로 돈 잘버는 요령이다.
 법에서 정한대로, 행정의 방침대로 다 하다보면 바보가 될 뿐이라는 것이 이들의 가르침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법은 전세버스 사업에 지입 운영을 하지 말라고 정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행정은 지입 운영이 적발될 경우 등록을 취소하겠다 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법과 행정에 따라 지입 운영을 하지 않고 직영 기사만 할 경우 돈을 잘 벌지 못한다. 회사 규정에 따라 운행하고 급여만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머리 좋은 사람들은 현실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방법을 강구한다. 일차적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 떼를 썼다. 여론을 의식한 행정은 늘 그렇듯 여지를 줬다. '협동조합 형태로 직영화를 이룬다면 합법적으로 전세버스를 운영할 수 있다'는 애매한 여지다. 
 여기서 수긍하면 돈을 잘 벌지 못한다. 법의 경계를 연구하고 행정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야 한다. 배짱은 필수다.

 법을 피해, 행정의 단속을 빗겨가 '합법적으로 지입 운행을 할 수 있다'며 조합원을 끌어모았을 것이다. 
 때로는 협동조합 법을, 안되면 운송사업법을 요리조리 짜맞춰 결국 기형적인 지입 형태의 운영 방식을 만들어냈다. 이 쯤되면 소위 돈 잘버는 사람 축에 낄 수 있다. 법의 경계와 행정의 이중성을 잘 이용해 전혀 새로운 형태의 블루 오션을 개척해 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

 순진한 법과 소극적인 행정을 상대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집요하게 투쟁하다 보면 또 다른 간극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 순간에도 시간은 가고, 시간의 무게만큼 되돌릴 가능성도 줄어든다. 울산의 전세버스 협동조합을 두고 국토부와 울산시는 골머리가 아플 지경이 됐다. 전세버스 수급 정책이라는 근간이 뒤흔들리고 있지만 이들이 갖고 있는 태생적 문제를 단숨에 해결지을 수단이 없다. 애시당초 애매한 여지를 주고 시작한 탓이다.  여지를 만든 국토부는 슬쩍 한 발 빼는 분위기다. 골치아픈 문제를 직접 나서서 책임지고 해결하는 것은 중앙 정부 공무원의 자세가 아니다. 울산시도 마찬가지.
 똥은 국토부가 싸놨는데 내가 왜 치워야 되나 회의감에 젖었다.

 천만다행으로 인사이동도 있었다.
 새로 맡은 업무에서 이전 담당의 일은 모르는 게 당연한 것이 공무원 세계의 불문율이다. 지금 이대로의 상황에서 단골 멘트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점검과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다.
 돈 잘 벌게된 사람,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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