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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지역 부동산시장에서 기존 주택거래는 맥을 못추는데 분양권 거래는 시끌벅적한 모양새다. 기존 아파트 매매는 일년 전에 견줘 반토막 난데다 전국 최고 수준의 감소율을 기록하고 있는 실정. 분양권 거래는 실수요보다 웃돈을 기대한 투자수요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감안할 때 거품 논란도 뜨겁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울산지역 부동산시장에서 기존 주택 거래는 실종된 반면,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활황세를 나타내는 등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기존 아파트 매매는 일년 전에 견줘 반토막 난데다 전국 최고 수준의 감소율을 기록하고 있는 실정. 집을 내놔도 거래가 되지 않자 집값 하락세도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주택거래에서 분양권 전매는 활개치고 있는 모양새다. 분양권 거래는 실수요보다 웃돈을 기대한 투자수요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감안할 때 거품 논란도 뜨겁다. 편집자
 
# 사례1. 동구 방어동 사는 박모(52)씨. 박씨는 지난 4월 자신이 거주하던 32평형(전용면적 84㎡)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다. 박씨가 처음 부른 매물가격은 주변 시세인 3억1,000만원. 한 달 가까이 지나도록 아무도 집을 보러 오지 않았다. 몇 번 전화 문의는 있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반응뿐이었다.
 
# 사례2. 남구 신정동 신성미소지움 84㎡ 규모(시세 4억1,000만원)의 아파트를 갖고 있는 이모 씨(45)는 올해 3월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찾아 주택을 내놨지만, 8월 현재까지 매수자를 찾지 못한 상태. 집을 내놓은지 5개월이 지나도록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드물어 중개사무소에 수차례 전화를 해도 집값 하락 기대심리 탓에 고객들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지난달 매매거래 전년비 48% 급감
구조조정 등 경제 악화 불황 부추겨
상반기 아파트 거래 40% 분양권 매매
저금리 장기화 분양권 시장 쏠림 증가



# 내놔도 안팔리자 집값 하락세 현실화
울산지역 주택매매 거래가 실종됐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6월 올해 상반기 주택매매 거래량 집계에 따르면 1만733건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0%, 5년 평균보다 26.6% 하락했다.


 지난 7월 거래량은 더 심각했다.
 지난달 울산지역 주택매매 거래는  1,587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47.9% 가량 줄어들었다. 일년전에 비해 반토막 난 수준이다. 전국 평균 주택매매 거래 감소율 -13.6%에 견줘도 3배 이상 높다.
 더군다나 울산지역 주택 매매 거래는 대구(-51.6%)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감소율을 기록하면서, 현대중공업 발 인력구조조정을 비롯한 지역 산업계의 업황 부진이 부동산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울산지부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조선업 구조조정 등 지역경제가 악화되는 등 악재가 터지며 주택 거래 건수가 급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업 침체 및 구조조정 여파와 함께 부동산시장에 공급과다 우려로 집을 내놔도 팔리지 않자, 울산지역 주택 매매가격 하락도 현실화하고 있다.


 울산지역 주요 아파트 시세는 대략 5~10% 가량 빠진 걸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는 남구 달동 삼산선경 아파트 84㎡ 규모의 경우 일년전 2억8,300만원에 거래되던 것에서 7월 현재 2억6,500만원에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2억8,600만원 선에서 매매가가 형성됐던 북구 명촌동 평창리비에르 2차 84㎡  규모는 2억7,500만원으로 내렸다.
 대체로 주상복합아파트는 3,500만~4,500만원, 중소형의 경우 1,500만~2,500만원, 소형의 경우 1,000만원 가량 가격이 내렸지만 이마저도 수요자들의 반응을 이끌어 내기에는 부족하다는게 업계의 전언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나오는 매물 대부분이 가격을 지난해보다 10% 안팎으로 내린 상황이지만, 울산지역 경제 여건과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거래가 안되고 있다"고 전했다.
 
# 전체 주택거래 분양권 전매 활개
반면에 분양권 거래는 활황세다.
 올 상반기 울산지역 아파트 거래 10건 중 4건이 분양권 매매인 것이었다.
 전체 주택거래에서 분양권 전매가 활개치고 있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의 전국 주택거래 원인별 현황을 분석하면, 올해 상반기에 거래된 울산지역 주택 1만9,424건(기존주택과 분양권 거래 합계) 가운데 분양권 거래량(전매·검인 합산)은 총 7,658건으로 전체 주택거래량의 39.4%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주택 거래에서 분양권 거래가 차지한 비중인 28.3%보다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다.
 구군별로는 북구가 주택거래 4,497건에서 59.1%(2,662건)가 분양권 거래로 가장 높았고, 이어 동구에서 3,316건 중 1,895건이 분양권 거래로  57.1%로 집계됐다. 남구의 경우 5,937건에서 분양권 거래가 33.7%(2,001건)을 차지했고, 울주군은 3,334건에서 25.9%(900건), 중구 2,340건 주택거래에서 207건이 분양권 거래로 8.84%로 조사됐다.
 
# 웃돈 노린 분양권 거래 거품 논란도
이처럼 기존 주택거래는 맥을 못추는데 분양권 거래는 시끌벅적하자, 분양권 거래가격이 기준 매매가격보다 평균 7,316만원이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가 발표한 올 상반기 울산지역  분양권 거래가격은 2억9,933만원으로 매매가격(2억2,617만원)보다 7,316만원 높게 조사됐다. 
 분양권과 매매가격의 격차는 분양시장 과열현상으로 분양가격이 오르고 분양권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수요까지 몰리면서 웃돈이 붙기 때문이란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울산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신규 공급된 아파트 단지의 분양권이 시중에 대거 나오고 있는데다, 새 아파트 입주와 맞물려 분양권 거래비중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울산에는 남구 대현 포스코 더샵, 번영로 두산위브, 대명루첸2차, 북구 명촌 효성해링턴, 신천 효성 호계수자인 2차, 강동 KCC스위첸, 울주군 금아드림팰리스, 우성스마트시티뷰 등 10여건, 7,000여 세대의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공급됐다. 한마디로 시장에 신규 물량이 대거 나와 있다는 뜻이다.
 저금리로 인해 갈 곳을 잃은 돈이 이들 신규 공급아파트에 몰리면서 청약경쟁률이 수십 대 1로 치솟는 등 과열 현상을 빚자, 분양권 전매가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다.
 심형석 영산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저금리 상황이 생각보다 장기화되면서 돈을 굴리기 마땅찮은 사람들이 분양권 시장으로 몰리는 것 같다"면서 "투자비용이라고 해봤자 청약통장에 계약금 10% 정도라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도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수요보다 웃돈이 좌우하는 분양권 전매는 유의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조언이다.
 심 교수는 "처음 분양을 받은 사람은 위험이 덜하지만, 집 한 채를 두고 분양권 거래가 반복해서 발생하면 마지막에 웃돈을 주고 사는 사람은 입주시기 상황에 따라 폭탄을 떠앉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면서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 때 발생한 하우스푸어들이 대부분 그런 경우"라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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