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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으로 남아메리카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22일 폐회식을 갖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내게 있어 폐회식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리우 올림픽 기간 중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유승민이 이번에 같이 선수위원으로 뽑힌 4인과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폐회식에 등장하는 모습이었다.

 유승민은 선수위원 투표결과에서 총 5,185표 중 1,544표를 얻어 23명의 후보중 2위로 상위 4명에 포함되어 선수위원으로 당선되었다.
 신임 선수위원의 임기는 8년이다.
 많은 후보자들의 당락을 지켜본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으로서 유승민이 선수위원으로 뽑히기 위해 어떠한 선거운동을 했는지 궁금해졌다.
 같이 선수위원으로 선발된 러시아 출신의 이신바예바와 같은 인지도가 없는 유승민으로서는 선거운동을 함에 있어 불리하고 힘든 과정이었을 것임이 쉽게 예상된다.

 2004년 올림픽 탁구에서 만리장성을 넘어 대한민국에 금메달을 안겨준 영웅이지만, 이미 희미해진 기억일 뿐이고 리우에 참가한 선수들이 기억해 주기를 기대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결국 다른 후보 등에 비해 낮은 인지도가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유승민은 올림픽기간 전부터 매일 15시간씩 발품을 팔아 1만명이 넘는 각국 선수들에게 한표를 호소하였다. 아침 7시부터 선수들이 숙소로 되돌아가는 시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홍보했다고 한다.
 왜 유승민은 선거운동을 이리도 힘든 방식으로 했을까?
 유승민은 한 인터뷰에서 "제한된 룰이 많아서 힘든 점이 있었지만 선수들의 고충을 많이 들어줬던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유승민이 말한 제한된 룰은 '선수위원을 뽑는 선거는 유인물을 나눠 줄 수 없고, 미디어를 통한 홍보도 금지되어 있다는 것'이다.

 허용되는 선거운동은 SNS와 직접대면 뿐이었다. 그러니 참가 선수들을 일일이 만나 "나 유승민이 누구인지를 설명하고, 이번에 출마했으니 한표 부탁합니다."라고 수없이 반복했었다는 것이다.
 현재 IOC에는 90여명의 위원이 활동중인데 이들의 권한은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등 총회에서 결정하는 사안에 대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올림픽의 중요한 결정은 이들 손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흔히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한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표는 그 정당성을 통해 꿈꾸는 미래를 현실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로 뽑힌 유승민으로서는 선수위원이 가지는 영광과 함께 느껴야할 책무도 결코 가볍지 않다.
 선거운동을 통해 선수들의 고충을 들었던 초심을 끝까지 유지하여 8년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진정한 스포츠 스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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