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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상기구는 올해가 기상관측 아래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고, 역시나 올 여름은 폭염이 계속되는 무더운 나날의 연속이었다. 올해 8월까지 16개월 연속 기온과 해수온이 월간 최고를 경신하며, 이웃지역인 부산에서는 밤새 최저 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15일 이상 연속 발생했고, 최저기온이 29도까지 올라가면서 112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렇듯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추석 전후 벌초와 성묘 또는 연휴기간 야외활동을 떠나는 시민들의 공공의 적인 말벌들도 개체 수 증가와 활동이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등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벌 퇴치 및 벌집제거 출동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고, 2015년 12만8,444건으로 2013년 8만6,681건에 비해 약 50%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말벌들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다는 8~9월이 오기도 전에 평년보다 높은 기온의 영향으로 7월까지 벌집제거 출동이 4만3,85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2만7,729건에 비해 58% 증가한 수준으로 벌 쏘임으로 인한 사망사고도 2건이나 보고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8~9월 환자 수는 6,615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7월에도 평균 2,854명이 벌에 쏘여 병원을 찾는 등 이 시기에 벌쏘임 사건들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울산은 어떠한가? 2016년 7월 말까지 2,714건 출동했고, 2015년도에는 전체 2,431건을 출동해 전년도보다 올 상반기에 110%(231건) 더 증가했다. 이와 같이 벌 퇴치 및 집 제거 출동건수가 더욱 증가하는 상황에서 벌에 대한 연구와 대처방법 등을 익혀 피해를 줄여야겠다.

 말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말벌들의 습성을 제대로 파악하여 대처해야 된다. 국내 서식하는 말벌 중 공격성이 강하고 집단 비행습성과 먼 거리까지 공격하는 벌이 있다.  그 종으로는 털보말벌(토종), 장수말벌, 등검은말벌이 있고, 말벌 집 제거시 및 예방요령은 다음과 같다.

□말벌 집 제거 시 및 벌쏘임 예방요령
1. 작업자에게 말벌 종에 대한 사전교육이 있어야 한다.
2. 특히, 장수말벌, 털보말벌, 등검은말벌에 대한 제거 작업할 경우 최소 2인 1조로 보호 장구를 갖춘 후 작업을 해야 한다.
3. 말벌 제거 작업 시 주변 수십 미터 내외를 통제하고 일반인 접근을 막아야하며, 2차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
4. 벌이 공격해 올 경우에는 신속히 자세를 낮춘 후 현장을 벗어나는 것이 가장 좋다. (벌이 공격해 오면 당황해 큰 동작을 취하여 뿌리치기 쉬운데 이러한 동작은 오히려 말벌의 공격성을 더욱 자극하게 된다.)

 벌의 종류는 전세계적으로 12만 종에 달하지만 이중 말벌과에 속하는 벌들의 독성은 매우 강해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있으며, 특히 머리나 목에 쏘였을 때는 몸 전체에 두드러기가 발생하고, 혈관부종이 생겨 얼굴이 붉어지며, 아나필락시스 쇼크(anaphylaxis·전신적인 중증 알레르기 질환으로 단시간 내 급성으로 발병해 적절한 처리를 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 호흡곤란, 심한경우에는 위경련과 인두·후두·기도 위쪽이 심하게 부으면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렇듯 말벌들의 증가와 공격으로 사람이 불편을 느낀다면 말벌과의 전쟁이라도 벌여야 되지 않나 싶다. 우리나라에 주로 서식하고 있는 말벌의 응급조치에 대해 알아보자.

□벌쏘임 응급처치
▷벌침이 남아 있는 경우 핀셋 등을 이용하여 빼내려 하지 말고, 신용카드 등을 사용하여 밀어내서 빠지도록 제거한다. 핀셋으로 집을 경우는 독을 짜내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통증과 부기를 가라앉히기 위하여 찬물(얼음) 찜질을 해준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해당 부위에 발라 준다. ▷통증과 부기가 하루가 지나도 계속되면 의사의 도움을 받는다. ▷평소 알레르기 과민 체질인 사람은 벌에 쏘일 것을 예상하여 비상약을 지니도록 하고, 만약 쏘였을 경우에는 비상약을 주입하거나 복용 후 즉시 가까운 병원으로 간다.

 이제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선조들의 묘지에 벌초를 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무성히 자란 잡풀들은 말벌집 짓기에 안성맞춤이다. 벌초할 때 사전답사와 주의를 기울인다면 말벌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다. 또, 가을이 다가오면 등산객 증가로 들로 산으로 많은 사람이 오고가는데 이 또한 말벌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으므로, 대처 및 응급처치 요령을 습득하고 산행에 임한다면 건강을 지키고 산에서 맛 볼 수 있는 상쾌함을 더욱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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