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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울산시의회가 해외연수를 떠나 맹비난을 사고 있다. 게다가 통상적인 상임위원회별 연수를 무시하고, 해외연수를 핑계로 마음이 맞는 의원들끼리 '후반기 의장단 선거 뒷풀이'처럼 패거리 해외연수를 가는 형태를 취하면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시의원들의 해외연수 목적은 후반기 의정활동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선진사례를 배우는 것이다. 해외연수 일정이 확정돼 연기나 취소가 쉽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진 공포로 시민들이 극도로 예민해진 시점에서 선출직 공직자의 외국여행은 고운 눈으로 볼 수 없을 것이다.


 경주 강진으로 울주군 두서면 등의 피해가 커 군이 특별재난구역 지정을 정부에 촉구중이며, 북구의 일부 학교는 수업까지 중단할 정도로 건물이 위험해 시의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비행기를 타고 떠난 시의원들에 대해 일부에서는 "지진을 피해 외국으로 달아났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실망감이 크다.
 비합리적인 연수 행태도 문제다. 상임위별로 나눠 실시하는 그간 관례에서 벗어나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패한 의원들이 연구단체를 구성해 따로 해외연수를 떠난 것이다. 소속 정당 동료들과의 불협화음 속에 '단합대회'를 겸하기 위해 단체행동을 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때문에 공식적인 행자위의 해외연수는 무산됐고, 의원 1명만 환경복지위 연수에 합류해 떠났다. 다음 달로 예정된 산업건설위 역시 소속 의원 5명 중 2명만 연수를 떠난다.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주류(?) 의원들만 포함된 교육위만 정상적인 해외연수를 가는 것도 이같은 지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시의회 '끼리끼리' 편가르기가 해외연수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남은 2년여 기간 내내 불협화음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이 절대다수인 시의회에서 같은 당 의원들간 갈등은 정상적인 시의회 운영에 찬 물을 끼얹는 행위가 될 수 밖에 없다. 시민들의 신뢰를 받는 시의회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절실한 시의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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