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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단상]가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강순아 동화작가
2016년 09월 28일 (수) 21:34:14 울산신문 webmaster@ulsanpress.net
   
 

경주의 멋진 가을이 오다가 지진으로 멈칫거리고 있다. 그러나 인명피해가 없어서 불행 중 다행이었다. 문화재도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첨성대가 약2㎝정도 틈이 벌어지고 불국사 대웅전 지붕의 손상이 있고, 다보탑의 돌난간 하나가 떨어져 손상을 입었다. 물론 보이지 않은 많은 곳에 그 상처는 남아 있을 것이다
 이제 경주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고 시민들은 지금 복구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의 지진이 우리에게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이제 한국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온 국민이 지진에 대비하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겠다.

 그런데 아름다운 경주의 가을은 지금 어디쯤 오고 있을까? 토함산 석굴암을 넘고 있을까 남산 칠불암 근처 마애불을 만나고 있을까?
 며칠 전 경주에서 문학 단체인 '국제 펜클럽'에서 주최한 <제2회 세계한글 작가대회>가 열렸다. 세계 각국에서 한글로 작품 활동을 하는 유명 작가들이 참여한 대회였다.
 행사의 마지막 날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전국 유명 시인들의 시낭송 행사가 열렸다.
 내가 좋아하는 문태준 시인도 와서 그의 시 '나의 쪽으로 새는'이라는 아름다운 시를 낭송 했다. 인상적인 낭송이어서 그날 문태준 시인이 낭송한 시를 소개한다.

 나의 가늘은 가지위에 새 두 마리가 와서 울고 있었습니다
  나는 나의 창을 조금 더 열어 놓았습니다
 새의 울음은 나의 밥상과 신발과 펼친 책과 갈라진 벽의 틈과 내가 사랑했던 여인의 뺨 위에 눈부시게 떨어져 내렸습니다
 나는 능소화가 핀 것을 보고 있었고 새는 능소화의 웃음 속으로 날아갔습니다
 날아가더니 마른 길을 끌고 오고 돌풍을 몰고 오고 소리를 잃은 아이를 데려 오고 가지 꽃을 꺾어 오고 그늘을 깎아 오고 늙은 얼굴과 함께 오고 상여를 메고 왔습니다
 (중략)
 어떻게 그 크고 무거운 것들을 아득한 옛날로부터 물고 오는지 알 수 없었으나
 그것들과 함께 와서도 나의 가늘은 가지위에 가만히 올라 앉아 있었습니다
 나의 쪽으로 새는 흔들리는 가늘은 가지를 물결을 밀어 보내고 있었습니다" (시, '나의 쪽으로 새는' 중에서)
 
 가늘은 나의 가지위에서 우는 새 한 마리, 시인은 새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능소화 꽃을 보고 있습니다, 능소화 꽃 속으로 새가 날아갑니다. 그런데, 새의 울음이 심상찮습니다. 새의 울음이 '마른 길'과 '돌풍'과 '그늘'과 '늙은 얼굴'과 '상여(죽음)'을 끌고 옵니다. 모두가 무겁고 슬픈 이미지들입니다. 새의 울음 묘사와 시인의 독특한 상상력이 어울려 이 시에 울림을 크게 주고 있습니다, 가을의 분위기를 주는 아름다운 시입니다.

 경주의 가을은 지금 어디쯤 오고 있을까?
 집 마당 대추나무에 붉은 단맛이 들고, 벚나무에도 단풍이 들기 시작 합니다 .아아, 가을은 멀리서 오는 게 아니고 바로 우리 집 마당에서 시작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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