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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우리는 '포켓몬 고'라는 증강현실 게임 하나가 전 세계를 게임 열풍으로 몰아넣은 모습을 지켜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포켓몬 고가 정식 출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가능했던 지역인 속초가 포켓몬 성지로 대두되기도 했고, 한때는'뽀로로 고'를 개발한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울산지역에서도 간절곶 일대에서 포켓몬 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름 휴가 시즌과 맞물려 때 아닌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실제로 포켓몬 고가 시작된 지난 7월 22일부터 8월 중순까지 간절곶 일대를 방문한 게임유저와 관광객의 수가 2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하루 평균 1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이는 평소보다 10배가 넘는 수치이며 매년 12월 31일 개최되는 '간절곶 해맞이 행사' 전야제 수준과도 비슷한 정도이다.
 이에 따라 간절곶 주변 상가의 매출도 평소보다 두 세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게임 콘텐츠 하나가 지역 관광산업에 얼마나 큰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비즈니스 모델의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울산은 우리나라의 산업수도로서 지난 50년간 눈부시게 성장해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산업국가로 발전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그 결과 세계 굴지의 제조기반 산업 인프라를 갖추게 됐고, 명실공히 국내 제1의 부자도시가 됐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및 에너지 산업으로 대표되는 주력산업의 동반 침체로 인해 성장 정체기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조선해양산업의 위기는 지역경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울산이 우리나라의 산업수도로서의 위상을 되찾아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의 발굴이 절실하며, 그 해답의 하나로 콘텐츠산업의 육성을 들 수 있겠다.
 증강현실 콘텐츠로 대표되는 포켓몬 고는 출시 두 달 만에 매출 5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올 연말까지는 1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콘텐츠산업은 막대한 부가가치의 창출이 가능한 지식서비스산업으로서 우리 지역의 주력산업과 연계한다면 제조산업으로만 치우쳐 있는 산업구조를 지식기반산업으로 다변화함으로써 수많은 양질의 일자리와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우리 지역에는 고래문화, 선사유적, 해양레저 등과 같은 문화관광자원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어 콘텐츠산업의 발전을 위한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최근 울산시에서도 이러한 콘텐츠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콘텐츠 관련 국책 과제의 지역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또한 지역 기업이 콘텐츠 관련 정부과제 신청 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어 이는 우리 지역의 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콘텐츠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한 선순환 산업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며 이를 전략적으로 추진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ICT와 문화콘텐츠 분야를 총괄할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의 개원은 매우 바람직하며 그 역할이 실로 막중하다고 하겠다.
 인접한 부산시의 경우만 보더라도 2003년에 설립된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 산하 부산 글로벌게임센터(2015), 콘텐츠코리아랩(2014), 부산 음악창작소(2015) 등의 국책사업을 잇따라 유치해 인력양성과 함께 기업의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지역의 문화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우리 울산의 경우에도 늦은 감은 있지만 출범을 앞둔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문화콘텐츠산업 분야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써 해당 분야의 인력양성 및 기업 성장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타 지역과의 격차를 빠르게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콘텐츠 분야 국책사업을 유치할 수 있는 전략적 기반 활동을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특히 내년에는, 정부 여러 부처를 통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가상현실(VR) 콘텐츠 분야에 많은 사업과 예산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우리 지역에서도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유치 전략을 세워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진흥원 내에 가상현실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지역 관련 대학 및 유관 기관과 연계해 VR콘텐츠의 개발이 활성화 되도록 릴레이 형태의 세미나 및 VR콘텐츠 개발 해커톤, 수도권 우수기업의 지역 내 유치 활동 등을 전개해 VR지원센터의 활용도와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출범을 앞둔 울산정보산업진흥원에 거는 기대가 실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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