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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저녁 경주지역에서 일어난 리히터 규모 5.1과 5.8의 강진 및 수백 회의 여진으로 지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게다가, 이번 지진으로 인해 머지않은 미래에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들로 인해 원전 주변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는 것 같다.
 물론 전에 없던 이번 지진으로 인한 걱정과 불안에는 공감하지만,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운전을 위해 발전소 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근무자로써 현재 원전이 지진에 대한 대비가 어느 정도 되어있는지, 충분히 안전한지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먼저 원전은 검증된 부지위에 건설된다. 원전 건설을 결정하기까지 검토하는 사항은 부지의 지리적 특성, 주변산업, 군사시설, 기상 및 해양특성, 지질, 지진 및 지반 공학 특성 등 수도 없이 많다.
 여기다 지질의 구조, 단층, 암반의 특성을 확인하기 위한 지구물리학적 조사, 야외 지질조사, 단층 연대측정, 시추조사 등의 정밀 조사를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원전 건설 부지가 확정된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암반에 건물을 고정시키기 위해 검증된 부지를 약 20m 깊이까지 판 뒤 그 위에 단단한 철근을 조밀하게 설치하고, 일반 건물에 사용되는 것보다 약 2배 정도의 강도를 지닌 고강도 콘크리트 벽을 1.2m 두께에 이르게 짓는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원전의 내진설계에도 논란이 많은데, 원전의 내진설계는 원전 구조물이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는 최대 지진의 세기를 뜻하는 지표인데, 현재 운전중인 원전은 리히터규모 6.5, 건설 중인 신규 원전은 리히터규모 7.0이다.
 그런데 이 내진설계라는 것도 원전은 일반 건물보다 훨씬 엄격해 건물이 전혀 손상되지 않는 수준까지 요구하는 정도다.
 이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드러난 바 있는데, 가장 오래되어 일반 시민들의 걱정이 많은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에 리히터 규모 9.0의 충격을 가정해 테스트를 진행했음에도 불구, 핵심 설비는 모두 안전하다는 점이 증명됐다.
 이번 경주 지진보다 1,000배 강력한 지진이 일어나도 원전은 끄떡 없이 견뎠다는 것이다.
 게다가 원전이 파괴되지 않고 손상을 견딜 수 있는 최대한의 지표인 내진성능기준은 우리나라의 경우 0.9~1.3g에 달하는데, 이는 리히터 규모로 환산하면 진도 7~8에 달한다.
 이정도 되면 원전이 지구상에서 가장 튼튼한 건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지진이 나면 오히려 원전으로 대피해야 안전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원전을 운영할 때에도 상당히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함은 물론이다.
 내진설계의 50% 수준인 리히터 규모 6.0에서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지만, 원전을 수동으로 정지한 후 정밀 안전 점검을 거치게 돼 있으며, 내진설계의 90%인 리히터 규모 6.4의 지진이 만에 하나 발생한다면 원전은 자동으로 정지돼 원자로 안의 핵연료가 더 이상 핵분열을 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이번 경주 지진에서도 마찬가지로 발전소 설비는 아무 이상 없이 안전했지만, 월성 1~4호기를 수동으로 정지 후 정밀 안전 점검을 수행한 것을 보면 안전을 얼마나 중시하는 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뿐 아니라, 우리 원전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고를 교훈으로, 해안 방벽의 높이를 10m로 더 높이고, 비상상황에도 발전소에 전력을 공급해 핵연료를 냉각시키고 발전소가 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이동형발전차량을 확보하고 있다.
 사용후연료저장조 속의 핵연료 또한 냉각 기능을 상실했을 때에 대한 대책을 확보하는 등 우리 원전의 안전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수도 없이 반영돼 있다.


 마지막으로 고리원자력본부에는 365일 24시간, 원전 핵심 설비를 바로 앞에 두고 상시 근무하는 직원들이 우리 국민들의 소중한 안전을 책임지고 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들은 이번 지진과 같은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밤이건 낮이건, 명절이건 휴일이건 상관없이 원전의 안전 운전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와 같이 지구상에서 현존하는 가장 튼튼한 건물인 원전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근무하는 원전조종사가 있는 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은 어느 정도는 내려놓아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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