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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에 설치된 애니쉬 카푸어의 클라우드 게이트.
▲ 임창섭
미술평론가
시립미술관 학예연구관

미국 시카고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은 '건축'과 '공공미술' 코스라고 한다. 대규모 주차장이었던 곳에 21세기 기념공원을 조성하기 시작해서, 6년 늦은 2006년에 완전 개장한 '밀레니엄 파크'는 예술과 즐거움이 흐르는 공원이 되었다. 지금은 시카고 시민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꼭 가보고 싶은 명소가 될 정도로 유명해졌다.

 물질로 비물질 현상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유명한 영국작가 '애니쉬 카푸어'가 제작한, 높이 10m, 길이 20m, 무게 110톤에 달하는 거대한 은색 구조물은 제목은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이지만 '콩'(The Bean)이라는 별명이 더 친숙하다. 그만큼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다는 말이다. '크라운 분수'는 스페인작가 '자우메 프렌자'는 LED로 높이 15m에 달하는 분수탑을 만들었다. 천명이나 되는 시카고 시민 얼굴이 순서대로 바뀌고 화면에 나타난 얼굴이 입을 오므리면 물이 뿜어나오는 구조로 된 작품이다. 첨단미디어를 이용한 공공미술 작품으로 물장난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가 있다. 빌바오 미술관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인 프랑크 게리에게 의뢰하여 설계한 '월트디즈니 콘서트홀'도 공공미술 작품 못지않게 아름답다. 이외에도 밀레니엄 파크에는 유명한 몇 개의 공공미술품이 더 있다.

 시카고 시내에도 유명한 공공미술이 여기저기 설치돼있다. 리처드 델리 광장에는 피카소가 기증한 '피카소'(The Picasso)가 있다. 제목은 '무제'(Untitled)인데 시민들이 그냥  '피카소'라고 부른다. 처음 설치되었을 때는 악마형상이라고 싫어했다지만 지금은 어떤 공공미술보다 더 사랑받고 있다. 칼더의 붉은 열정을 나타내는 '플라밍고', 사걀, 후안 미로가 제작한 크고 작은 공공미술이 도시 시카고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유명작가 작품 그것도 대형으로 제작해 설치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 하지만 이런 예술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는 문화포용력을 갖추어야 도시품격이 올라간다. 어쩌면 그 도시의 이미지와 품격을 높이는 것에 비하면 이런 공공미술 작품제작 비용은 적을지도 모른다. 또, 투자한 비용보다 결국에는 몇 배의 경제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서울 포스코센타 앞에 '프랑크 스텔라'의 '아마벨'이 세워져있다. 1960년대 미니멀리즘을 대표하고, 현대미술의 실험과 변화를 이끌어온 스텔라의 이 작품은 단지 고철덩어리라는 이유로 한 때 철거위기까지 갔었다. 흉측하다는 피카소의 작품과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름다움이 아름다 것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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