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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기업들의 조기 인사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글로벌 경영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조기 쇄신 인사를 통해 위기의 파고를 넘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기업들의 임원인사는 예년보다 한달 가량 앞선 11월 중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현대중공업과 한화가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이같은 조기 인사 바람은 현대차와 SK도 예년보다 빨리 연말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소대로라면 이달부터 시작되는 임원평가를 거쳐 11월 중순 이후 순차적으로 인사가 발표되겠지만 올해 업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조직 쇄신을 통해 위기는 빨리 털어내고 내년 사업계획에 몰두하기 위함이다.
 가장 먼저 쇄신 인사를 펼친 곳은 한화그룹이다. 한화그룹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조기 수립하고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예년보다 두달 앞당겨 인사를 실시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지난 17일 사장단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는 상황 속에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세대교체와 영업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인사를 서둘렀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전격 사임하고 강환구 현대미포조선 사장이 새 공동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세대 교체를 통한 위기 극복에 방점이 찍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일감 부족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영진 인사를 조기에 단행함으로써 2017년 사업계획의 실천 및 위기극복을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워낙 사장단 인사가 수시로 단행돼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임원인사의 경우 기존(12월 말)보다는 빠른 인사발표가 예상된다.
 현대는 실적 부진과 노조 파업, 품질문제에 이은 국내·외 역차별 논란 등 올해 유난히 악재가 많았다.
 최근 중국 사업 부문 인사에 이어 지난 14일 곽진 국내영업본부장을 퇴임시켰다. 신차 판매 부진과 최근 발생한 품질논란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됐다. 후임은 '전략통'인 이광국 워싱턴 사무소장으로 향 후 현대차 인사전략에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몇 년 간 대규모 사장단 인사가 없었던 SK그룹 역시 최태원 회장이 최근 '혁신의 실천'을 강조한 만큼 인사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주 경기이천 SKMS 연구소에서 최 회장 주도하에 2박3일간 '2016년 CEO세미나'를 열며 미래 사업계획을 다진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인사 방향과 폭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글로벌 불황과 내수 절벽 등 경영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기업들이 '위기 경영'을 내세우며 연말 인사 시즌보다 앞당겨 조기 인사를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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