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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은행들만큼 염치도 체면도 없이 이윤에 극성스런 집단이 없다고 하더니 이번에도 여지없이 그 본색을 드러냈다. 금융감독당국이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무섭게 은행들이 일제히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나섰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에 적용해 오던 우대금리를 폐지하거나 축소할 방침이다. 우대금리가 폐지 또는 축소되면 그만큼 대출금리는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우리은행은 오는 9일부터 0.2%p까지 금리를 낮게 적용할 수 있는 영업점장 전결권에 따른 우대금리 제도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근저당권 설정비를 은행이 부담하거나 대출기간이 10년을 초과하는 범위에서 약정할 경우 각각 0.1%p의 금리가 가산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축소 방향에 맞춰 우대금리 제도를 폐지, 대출금리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오는 13일부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본부 우대금리 폭을 0.3%p 축소 적용할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0.5%p까지 가능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본부 우대금리를 0.2%p로 낮춰 적용할 예정"이라며 "영업점장 우대금리는 이미 지난 6월12일 전면 폐지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영업점장 우대금리 폭을 조정할 전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행 0.7%p까지 가능한 영업점장 우대금리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형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나섬에 따라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동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업이 아무리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기업윤리라는 것이 있다. 정부가 집값폭등을 잡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하자 전격적으로 금리인상에 뛰어들고 있는 은행들은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너무 심하다는 생각뿐이다. 이런 걸 보고 있으면 하루라도 빨리 금융시장이 개방돼야 한다. 그것만이 고객을 무서워 할 줄 모르는 우리 금융계 버릇을 고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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