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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세 미
울산성매매피해상담소장

급변하는 사회 환경과 소비자들의 욕구에 따라 시장은 빠르게 변화한다. 성매매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다양해지는 구매자들의 욕구에 맞춰 다양한 성매매 유형들이 생겨나고,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한 성매매이다. 기존의 유흥접객원 및 도우미들을 부를 수 있는 노래방이나 유흥주점, 다방 등과 같은 곳을 중심으로 성매매가 이뤄졌던 것에서 이제는 조금 더 편리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해 우리 사회의 성매매 시장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이 채팅앱들은 대부분이 성인인증절차가 없고,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닉네임과 성별, 나이, 지역만 설정하면 청소년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본인의 신분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과감하고 자극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하고, 직접적으로 성매매를 권유할 수 있다. 또한 사이버 상의 성매매와 관련된 은어들을 사용함으로서 손쉽게 수사망을 벗어나고 있다.  현재 이러한 채팅앱들을 신고한다고 하여도 익명의 성매매 관련자들을 찾아낼 수가 없으며, 채팅앱을 규제하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해 성매매 시장에 대거 유입되고 있다.

 최근 상담소에서 상담을 받던 10대 청소년은 말한다.
 '선생님, 스마트폰 채팅앱에 들어가면 나를 사려는 아저씨들이 엄청 많아요'
 알고 있었던 것이지만, 실제로 청소년 아이의 입에서 나온 이 한마디는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들었다.
 어른들의 성매매는 개인의 선택의 문제다, 본능에 대한 문제다. 등으로 꼬리를 잡고 싸우는 동안, 우리가 만들어 놓은 세상은 사회적으로 취약한 10대 아동·청소년들과 장애인들까지도 손쉽게 유입 될 수밖에 없는 거대한 성매매 시장을 만들어 놓았다.
 청소년 성매매 문제는 돈으로 성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어른들의 생각에서 시작된다. 그런 어른들의 모습을 통해 청소년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성은 사고 팔 수 있는 것이라고 배웠다. 그리고는 어른들도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원인을 또다시 성매매를 선택한 청소년 개인의 문제로 돌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청소년은 보호받게 돼있다. 어느 연구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시기에 범죄를 하였더라도 성인이 돼서 재범할 가능성은 8% 밖에 되지 않는 다고 한다. 그래서 처벌하기보다는 보호하는 방향으로 간다. 하지만 이런 연구 결과가 유독 성매매를 경험한 청소년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막상 집을 나가보면 우리 사회에서 학력도 마땅치 않은 아이들을 반기는 유일한 곳은 성매매 시장뿐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가운데 선택하는 것에 대해 잔인한 선택이라고 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간과한 채 성매매는 개인이 선택한 문제이며, 선택한 개인에 대해 온갖 사회적 비판과 책임을 요구하는 것. 선택의 책임을 묻기 전에 그런 사회를 죄의식 없이 만들어놓은 어른들의 책임임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이제는 성매매가 우리 사회가운데 주는 그 해악성에 대해 통감하고, 성매매 문제에 대해 모른척하고 싶었던, 나와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가 성매매 근절에 한 목소리를 내는 건강한 사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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