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 세조의 [의약론]에 따르면 최고의 의사를 마음까지 다스릴 수 있는 심의(心醫)라고 하고, 둘째는 식의(食醫)라 하여 먹는 것을 조절하게 하여 질병을 다스리는 의사로 보았다. [동의보감]에서는 '모든 병은 정신수양과 섭생으로 고쳐야 한다. 약을 먹고 침을 맞는 등의 의술 행위는 그 다음이다.' 하며 질병의 치료에 있어 정신적인 면과 섭취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필자는 다양한 환자들과의 대면을 통해 다이어트에 있어 올바른 식습관이 얼마나 중요한 지 확인하게 된다.
 "스트레스 때문에 살이 찌는 것 같아요." 체중의 증가에는 스트레스의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받거나, 만성 스트레스를 갖고 있는 경우에는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된다.   코르티솔은 식욕을 증진시키고, 남은 에너지를 지방으로 축적시킨다. 이는 기존의 생활방식 혹은 식사 패턴의 변화 없이도 살을 찔 수 있게 만든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세로토닌이라는 행복호르몬을 요구하게 된다. 세로토닌 분비는 숙면이나 탄수화물 섭취와 관련이 있다. 잠을 푹 잔 후나 탄수화물을 섭취한 이후에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이유에 이 세로토닌 호르몬의 영향도 있다.
 흔히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달콤한 초콜릿, 사탕, 젤리 같은 간식을 먹는다. 실제로 이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있어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단순당을 섭취하게 되면 뇌에서 세로토닌(Serotonin)과 도파민(Dopamine)을 순간적으로 분비하게 된다.
 이를 통해 뇌는 일시적으로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뇌가 느끼는 만족감이 매우 크거나 뇌가 반복적인 자극을 받게 되면,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 계속해서 단 음식을 찾게 된다. 흔히 이런 상태를 "당 중독" 또는 "설탕 중독"이라 일컫는다.
 또한, 단순당은 혈당을 급격하게 높여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게 된다. 인슐린이 당을 우리 몸에 에너지로 저장한 후에는 혈당이 빠른 속도로 낮아져, 쉽게 허기를 느끼게 만든다. 이처럼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이나 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우리는 계속해서 간식에 손을 뻗게 된다.
 간식을 끊임없이 먹어 이러한 과정이 반복될 경우, 혈당은 높은 상태를 유지하게 되고,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상태가 된다. 그러면 인슐린은 몸에서 에너지로 사용하고 남은 당을 체지방으로 축적시킨다.
 감정적 허기로 인한 과식이나 폭식, 간식 중독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어떤 감정 상태일 때 잘못된 식습관이 나타나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 상태의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해야한다.
 일예로 직장에서 스트레스가 심해 끊임없이 과자를 먹던 사람이 이직을 한 이후에는 과자가 별로 먹고 싶지 않게 되고, 시험 스트레스로 인해 밤마다 폭식을 하던 학생은 시험에 합격한 이후에는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야식을 끊게 됐다고 한다. 앞의 경우처럼 감정의 원인을 분석하고 그 원인을 제거 하는 것은 다이어트에도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만약, 본인이 처한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거나, 본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기 보다는 운동이나 취미생활, 가벼운 외출, 쇼핑, 여행 등 다른 방법을 찾아,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만들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혹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단 간식 보다는 오메가3지방산이 포함되어있는 연어, 고등어 등의 생선이나, 호두와 같은 견과류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최근 유행하는 카카오닙스를 차로 우려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콜릿을 먹어야 한다면 다크 초콜렛 1알을 입안에 넣고 천천히 굴리면서 음미해보자. 소량의 당 섭취만으로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 될 것이다. 7~8시간정도 숙면을 취하는 것도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식욕 조절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것 역시 기억하면 좋겠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