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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이 오늘의 산업 수도가 된 이면에는 성장일변도의 정책에 희생된 많은 울산 시민들이 있다. 이 가운데 한 곳이 바로 울주군 청량면 지역이다. 이 지역은 4만불 시대를 자랑하는 울산의 도심과는 달리 아직까지 1970년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울산석유화학단지의 건설과 석유화학 산업의 발달에 따라 점차 공해지역으로 인지된 청량지역은 산업화로 인해 발전이 저해되고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했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이 울산에서 가장 소외된 지역이라는 인식을 갖고 그동안 불만을 키워왔다. 최근 이 지역 주민들은 공단조성과 혐오시설로 공해의 수난과 낙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역 발전을 위해 울산시가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청량면주민자치위원회와 청량면민들은 상남들을 업무단지로, 화창마을을 주거환경정비지구로 지정하고, 공해차단 완충녹지를 조성해 달라는 건의서를 최근 울산시에 제출했다. 청량면민들은 건의서를 통해 울산석유화학공단과 신울산전력소, 울산구치소, 군부대 훈련소, 회야댐 등으로 공해와 송전철탑 피해 등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데다 지역의 85%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희생만 강요하고 발전의 해택이 없는 현 상황을 그대로 침묵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발전은 언제나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적어도 청량주민들에게 희생은 너무나 일방적이고 편향된 것이라는 시각이다. 청량면민들은 인근 공단과 함께 청량면이 동시에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남들판은 온산국가산단과 울산신항, 향후 조성될 신일반지방산단 및 자유무역지구 등 울산 산업의 배후지역으로서 가장 적지이며, 울산산업의 교통요충지로 지적되고 있다. 상남들판을 업무단지로 조성하고 화창마을을 주거환경정비지구로 지정해 인천의 송도 국제업무단지 이상으로 발전시킨다면 울산산업의 성장거점지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또 점차 쇠퇴해가는 덕하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시장 주변 일부를 상업지역으로 지정하는 한편 철도 폐선부지와 철도변 완충녹지를 공해차단을 위한 완충녹지로 조성해 줄 것을 더불어 건의했다. 주민들의 건의가 울산시의 중장기 발전전략과 충돌되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산업화의 성장정책을 고스란히 감내해온 주민들의 바람을 보다 신중하게 읽어야할 대목이다. 울산시는 주민들의 민원을 울산의 장기발전에 녹여 면밀하게 검토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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