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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주인공을 만나다 - 이방인
이정희 위덕대 교수
2016년 12월 05일 (월) 18:29:21 울산신문 webmaster@ulsanpress.net
   
▲ 이정희
위덕대 교수

오늘 만나볼 소설 속 주인공은 알베르 카뮈(1913~1960)의 대표작 『이방인』(1942)의 주인공 뫼르소이다. 내가 이 소설을 처음 읽은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다. 당시 카프카나 카뮈의 실존주의 문학세계에 빠져 그들의 작품을 하나 둘씩 읽어나갈 때였다. 아주 오랜만에 다시 읽어본 『이방인』은 역시 20세기의 최고의 문제작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명작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방인』을 읽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있다면, 뫼르소가 총을 쏘게 된 이유가 너무나도 태양이 눈부셨기 때문이라고 한 구절이다. 그래서 나는 그 이후로 내리쬐는 태양빛에 앞을 보지 못할 경우에는 늘 이 장면이 떠오르곤 했다. 그만큼 한 권의 책이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하겠다.

"오늘은 엄마가 죽었다. 어쩌면 어제 일지도 모른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방인』은 언제 읽어도 충격적이다. 엄마의 죽음을 이렇게까지 객관적으로 바라다 볼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아심에서 부터 무관심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인정머리가 없이 느껴진다.

우선 작품의 내용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뫼르소는 양로원으로부터 어머니의 사망소식을 전해 듣는다. 장례식 특유의 예법에 무관한 뫼르소는 어머니가 죽었다는 슬픔보다는 회사에서부터 멀리 오느라고 지쳐서 피곤했고, 그래서 그런지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울지 않는 뫼르소를 보고 주위 사람들은 하나 같이 이상하게만 생각한다. 주위를 의식해서 눈물이라도 흘렸어야 했는데, 뫼르소는 슬프지도 않고 눈물이 나오지 않아서 울지 않은 것뿐이었다. 이러한 뫼르소를 이해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장례식을 마친 다음날 뫼르소는 해수욕장에 가서 수영을 하고, 그곳에서 옛 직장동료였던 마리를 만나 코미디 영화도 보고 함께 하룻밤을 보낸다. 그냥 늘 그랬듯이 변함없는 일상이 지속되었다. 그러다가 같은 층에 사는 레몽과 친구가 되어 어울리게 된다. 레몽은 변심한 아랍인 애인 때문에 괴로워하고 뫼르소는 대신 편지를 써주는 등으로 위로해 준다.

그러다가 해변가에서 레몽의 애인의 오빠 일행과 싸움이 벌어져 레몽은 부상을 당한다. 뫼르소는 레몽으로부터 귄총을 받아서 자신을 칼로 위협하는 아랍인을 향해 총을 쏘고 만다. 뫼르소는 살인범으로 체포되어 재판에 회부당해, 왜 살해 했냐는 질문에 작열하는 태양 때문이라고 했다. 뫼르소는 재판과정에서 자신을 적극적으로 변호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재판은 엉뚱하게 아랍인 살해 보다는 어머니 장례식에서 보여준 뫼르소의 부도덕성으로 기울어지고 만다.

그러니까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장례식장에서 울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형을 받게된 것이다. 게다가 재판 과정에서 적당히 거짓말을 하면서 둘러댔으면 사형선고는 피할 수도 있었을 텐데, 뫼르소는 거짓말은 하지 않아서 결국에는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인이 아랍인을 살해하는 것은 그렇게 치명적인 범죄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종교적, 도덕적 관례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것이 더 큰 비난의 대상이었다. 그러니까 뫼르소는 부도덕한 인간이었기 때문에 아랍인을 살해 했다는 죄명으로 사형에 처해지게 된다.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뫼르소가 거짓말을 했더라면 살 수 있었을 텐데, 그것을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손해를 보게 된다거나 불리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선은 거짓말부터 하고 본다. 나중에 들통이 나는 한이 있더라도 먼저 거짓말을 한다.

그 거짓말이 밝혀지면 그 다음에는 구차한 변명이 이어진다. 거짓말은 말 뿐만이 아니다. 인위적인 표정과 태도, 반복되는 일상, 관습 속에서도 우리는 얼마든지 거짓됨을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세상이 우리들이 사는 부조리한 세상일지도 모른다. 뫼르소는 이러한 세상을 거부한 것이다. 그래서 뫼르소는 자신이 처형당하는 날 많은 사람들이 와서 봐주기를 바란다. 자신이 이 세계 속에서 이방인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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