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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 일감이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수주가뭄 속에서 기존 쌓아둔 일감만 까먹는 상황이 지속되며 조선업 호황 이전인 2003년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한국의 수주잔량은 2,045만CGT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조선업계 사상 처음으로 2,000만CGT를 넘어섰던 지난 2003년 8월(2,051만2,164CGT)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1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수주잔량 감소폭이 큰 것은 인도량 대비 수주량이 14%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달 94만6,921CGT 규모의 선박을 인도하며 올해 누적 인도량이 1,160만566CGT로 늘어났으나 같은 기간 수주는 162만6,562CGT에 불과하다.

 중국의 수주잔량은 3,138만CGT로 글로벌 시장의 35.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은 2,006만CGT(833척)의 일감을 보유하며 한국 조선과의 수주잔량 격차가 더욱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발주 가뭄의 여파가 계속되면서 전 세계 수주잔량도 8,778만CGT로 지난 2004년 11월 말 8,700만CGT를 기록한 이래 12년 만에 최저치다.
 발주 시장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11월 한 달간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49만9,163CGT를 기록했다. 이는 10월 100만CGT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 기간 한국은 유조선 2척과 카페리선 1척을 수주해 총 5만4,528CGT의 실적을 거뒀지만, 유조선 6척, 카페리선 4척 등 총 18척을 수주(23만2,793CGT)한 중국에 크게 밀린다. 일본은 11월 수주실적이 없다.
 1~11월 누적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048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발주량 3,720만CGT의 28%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국가별로는 중국이 375만CGT를 수주해 시장 점유율 1위(35.7%)를 기록했으며, 한국과 일본은 각각 163만CGT(15.5%), 112만CGT(10.6%)를 수주했다.
 조선업계는 "시장에서는 내년까지 힘든 시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2018년부터는 경기가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으나 조선시장이 글로벌 경기와 국제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속단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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